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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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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후끈, 목욕탕에서 고기를 굽다 '고기맛을 아는 브로콜리'

후끈후끈, 목욕탕에서 고기를 굽다 '고기맛을 아는 브로콜리'

by 운영자 2017.09.06

목욕탕에서 고기를 굽는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실천한 곳이 있다. 바로 ‘고기맛을 아는 브로콜리’이다. 이색적인 공간에서 고깃집을 연 것도 신기한 데, 가격도 품질도 잡았다. 넓은 목욕탕은 이제 고기 먹기 좋은 곳이 됐다.
젊음을 쌓아 열정으로 뭉치다

전 직장에서 뭉친 네 명의 직원이 슈퍼마켓을 열었다. 30살부터 35살까지 모두 젊음으로 무장한 청년들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다 보니 좋은 상품을 취급하고, 채소를 담당하는 직원, 정육을 담당하는 직원 등 고깃집 열기 딱 좋은 정예요원이 모인 것. 그러던 중 폐업한 목욕탕을 만나게 됐다. 보통 목욕탕을 뜯어 고치고 새롭게 단장해서 열겠지만, 김기철 대표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10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운영해 목욕탕의 추억을 갖고 있을 지역 주민들에게 기억을 되새기며 고기를 먹으러 올 수 있도록 한 것.

지난 6월 30일 이곳에서 고깃집을 여니 이색 장소로도 주목받았지만 재방문을 부르는 요인은 무엇보다 음식의 품질이다. 목욕탕의 입구를 들어서면 고기를 써는 작업실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오른편에는 미니슈퍼마켓이 하나 있다. 여기서 입맛 따라 취향에 맞게 고른 후 목욕탕에서 구워 먹으면 된다.
작업실과 슈퍼마켓으로 가격은 저렴하게

작은 마켓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 냉장육과 냉동육이 종류별로 있고, 쌈채소는 물론 온갖 음료와 주류, 과자 등을 갖췄다. 고기를 먹을 때 한 점 부족함 없이 상품을 모아둔 것. 가격이 저렴하다고 품질을 포기하지 않았다. 좀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고기의 품질에는 자신이 있어요. 먼저 이익에 집중하기보다는 마진이 적더라도 고기를 좋은 것을 쓰려고 합니다.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으로 하고 있고요. 중간 단계 손질을 저희가 직접 하거든요. 채소와 고기 손질을 직접 함으로써 가격도 낮추고 품질도 지킬 수 있었죠.”

콩나물무침과 양파절임은 기본찬으로 제공되며 차림비는 따로 없다. 신선도 관리 등 마켓 운영의 노하우를 이곳에서 십분 발휘했다.
예상치 못했던 목욕탕,장점이 쏙쏙

목욕탕이 워낙 넓어 ‘냉탕’, ‘온탕’, ‘사우나’ 등 원하는 곳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목욕탕은 축축하지 않을까 고민했다면 물을 모두 뺀 목욕탕의 쾌적함에 놀란다.

“목욕탕하면 습한 장소라고 먼저 예상하는데, 목욕탕의 물을 빼고 고깃집을 운영해보니 환풍 시설이 잘 되어 있고, 배수시설도 좋습니다. 물청소를 하기도 좋아 깨끗하게 유지하기도 좋고요.”
적당한 조명 아래에서 포장마차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보니 흥겹게 식사를 하게 된다. 또한 목욕탕 외에도 단체석이 있어 조용하게 식사를 하고 싶은 단체도 편하게 오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보고 찾은 커플 등 젊은 층부터 단체를 모아서 자주 방문하는 장년층 등 모든 연령대가 자주 찾는다. 가족보다 얼굴을 더 많이 보면서 형, 동생으로 뭉친 직원들은 더욱 끈끈한 내일을 예고했다.

“준비할 때 고되고 힘들었지만, 가게를 열고 나서는 일의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한번 오신 분들은 계속 오시거든요. 이곳을 모르는 분들도 올 수 있도록 더욱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위치 만천로 106-14
문의 253-3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