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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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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어린 어머니의 꿩만두를 전하는 남산면 ‘재헌식품’

정성 어린 어머니의 꿩만두를 전하는 남산면 ‘재헌식품’

by 운영자 2015.12.11

남산면 ‘재헌식품’

위치 춘천시 남산면 보매기 2길 40 / 문의 262-5335
임수희 기자 leemsuhee@gmail.com
정성껏 빚은 엄마의 손맛을 그대로

어릴 적 추운 겨울날 엄마가끓여준 손만둣국 한 그릇은 가슴까지 따뜻하게 데워주는 별미였다. 밀대로 반죽을 펴서 속을 채우고, 거친 손으로 빚어낸 엄마의 손만두는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음식이었다.

아무리 똑같은 재료를 준비해도 같은 맛이 안 나는 이유는 만드는 정성에 있다. 고기를 다져도 아들딸이 먹으니 더 맛있게 다져야 하고, 속을 넣어도 더욱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그런 엄마의 손만두를 집 밖에서도 재현하고자 노력하는 곳이 있다. 바로 강촌에 위치한 ‘재헌식품’. ‘재헌식품’의 동영삼 대표(58)는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서울 중부시장에 황해도식 꿩만두를 팔던 모습을 늘 봐왔다고 했다. 동 대표는 “그 당시 꿩고기가 부족해지자 직접 꿩을 사육하기 시작했고, 어머니의 비결을 배워 만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 직접 기르는 꿩

동 대표는 어머니의 건강악화로 꿩 사육을 잠시 중단했지만, 다시 강촌에 위치한 토지를 구입하고 꿩을 사육하기 시작했다. 그는 20여 년 동안 만두를 만들면서 자칫 잘못하면 꿩육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사육방법을 꼽았다.

몇 년 전 일반 닭에게 생기던 질병이 꿩에게 생겨 동 대표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동 대표는 꿩이 상처가 나면 소나무 송진을 몸에 바르고, 불에 탄 숯가루를 먹어 치료하는 모습을 관찰해, 이를 관리하는 방법에 적용시켰다. 현재 그는 농장 꿩 사료에 숯가루와 토착미생물을 사료에 섞여 먹이는 정성을 쏟고 있다. 동영삼 대표는 이러한 관리를 통해 인체에 무해하고 질 좋은 꿩을 기르려 노력 중이다.
입맛을 당기는 만두 속 비율

현재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제품은 총 네 가지. 일단 간판메뉴인 메밀꿩만두를 살펴보면 만두피의 색깔이 남다르다. 마냥 하얗지만은 않고 어찌 보면 감자떡 같은 어두운색이 나오는데, 이는 메밀가루와 밀가루가 적절히 배합됐기 때문이다. 일정한 비율로 섞인 반죽 덕에 느껴지는 쫄깃한 맛은 일품이다. 이런 식감 때문에 한입에 먹지 않고 여러 번 나누어 먹게 된다.

이곳의 가장 큰 차별화는 바로 호박이다. 가락시장에서 직접 가져온 호박을 만두 속에 푸짐하게 넣어 만두를 더욱 담백하게 만든다. 이외에도 만두소에 꿩육을 포로 떠서 갈아 만든 고기와 양배추, 부추가 들어간다.

김치만두와 메밀전병에는 매콤한 김치가 속으로 들어가 입맛을 계속 당긴다. 김치는 최대한 식감을 살릴 수 있는 적당한 크기로 다져져 ○○○는 재미가 있다. 대파, 양파, 두부, 마늘, 생강 등 신선한 채소 덕분에 뒷맛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이러한 맛을 아는 대부분의 거래처들이 20년 이상 꾸준히 재헌식품을 찾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삼 대표는 “음식점과 연계한 유통을 주로하며, 인터넷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기도 한다”며 “업체들 사이에 맛있다고 입소문이 퍼져 전국구로 만두를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 대표는 “그러나 개인 주문을 추가로 받아 생산할 수 없는 상태라 내년쯤에는 건물을 증축해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돼지고기, 소고기가 귀해 이를 대신해 산에 다니는 꿩으로 뱃속을 채웠다. 옛날에는 꿩만두를 만들 때 뼈도 아까워서 뼈째 갈아서 넣었다.

“음식이라는 건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맛을 내기 위해 전체 만두 생산량의 절반은 예전처럼 뼈째 갈아 넣었지만, 호불호가 매우 심했습니다. 모래가 ○○○힌다고 하는 젊은이들이 종종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이 요구하는 방식에 맞춰 뼈 없는 만두소를 만들고 있습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만두 제품의 시장 속에서 동 대표는 본인이 직접 기른 꿩고기와 호박, 야채를 푸짐하게 선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시장에서 팔던 어머니의 꿩만두를 선사하고 싶은 동영삼 대표의 효심을 한 번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