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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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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 코뚜레를 아시나요?" 후평동 ‘워낭소리 소-코뚜레’

"워낭, 코뚜레를 아시나요?" 후평동 ‘워낭소리 소-코뚜레’

by 운영자 2015.11.20

춘천시 우수중소기업소개
어려워진 경기에 지역 내 중소기업의 깊어진 시름을 위로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지면을 마련했다. 춘천시와 춘천교차로신문사는 2015년 11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교차로 지면을 통해 시민들에게 해당 기업을 소개하고, 제품 홍보를 진행해 판로 확보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부와 명예의 상징
"워낭, 코뚜레를 아시나요?"
후평동 ‘워낭소리 소-코뚜레’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워낭, 코뚜레

한적한 시간에는 수시로 ‘땡~ 땡~’하고 맑고 깊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들을수록 푸근하고 정감 가는 종소리. 이 소리는 지금은 쉽게 들을 수 없는 우리의 소리, ‘워낭’이 울리는 소리다.

워낭은 말이나 소 등의 귀에서 턱밑으로 늘어뜨린 방울로 주로 가축의 위치를 알려주는 용도로 사용했다. 예전에는 소를 키우면서 들판이나 강변 등 풀이 많이 자라는 곳에 방목해 키우곤 했기 때문에 그시절 귀한 가축인 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써 워낭을 만들어 달았다.
소는 예전 우리네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소를 잘 부리면 기르는 작물도 잘 커 생산량이 늘고 부자가 됐다. 소가 일을 잘하도록 코뚜레를 해놓으면 고집이 센 황소라도 온순해져 주인의 뜻대로 잘 움직여줬다. 그렇게 논갈이며 밭갈이, 무거운 짐도 척척 옮겨주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소를 많이 키우는 집은 부자로 여겼으며, 품앗이하던 시절 이 집 저집 일손을 도와주기도 해 평판이 좋았다. 송아지를 낳으면 잘 키워서 학비로 사용하기도 하며 자녀 뒷바라지에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요즘은 코뚜레를 찾아보기 힘들다. 소를 방목해 키우는 일도 없을뿐더러 동네 곳곳마다 만들던 곳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 ‘워낭소리 소-코뚜레’는 우리 지역에서 전통을 지켜가며 워낭과 코뚜레를 만드는 곳이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는‘워낭소리 소-코뚜레’


‘워낭소리 소-코뚜레’의 김만기 대표(66)는 농업학교를 졸업하고 약 15년 동안 코뚜레를 만들어온 장인이다. 오랫동안 만들어온 김 대표지만, 워낭과 코뚜레를 만드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코뚜레는 마치 한해의 농사를 짓듯 매년 길고 많은 과정을 빠짐없이 거쳐야 한다고.

우선 주재료인 나무를 구하는 순서부터 난관이다. 코뚜레를 만들 때는 넝쿨처럼 다른 나무를 휘감고 자라는 다래나무를 사용하는데, 큰 나무가 자라는 깊은 숲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춘천 인근에서는 자라지 않아 홍천과 가평 등지에서 나무를 구한다.

가공하는 과정도 100% 수작업으로 각고의 노력과 정성이 더해진다. 나무를 삶아 껍질을 벗기고 일일이 묶어 모양을 잡는다. 이후 깎고 다듬고 건조해 천연염료로 색을 칠한다. 마지막은 안동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된 삼끈을 이용해 워낭을 묶어 마무리한다. 이렇게 코뚜레 하나를 만들기까지 무척 긴 시간과 고된 노동이 따른다.
정성으로 만들어진 인기제품들


현재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제품군은 모두 세 가지. 코뚜레와 워낭은 선물용과 실내장식용으로 인기가 무척 높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한 사람, 긴 공부를 하거나 중요한 시험을 앞둔 사람에게 건승의 의미로 좋은 선물이 된다. 또 전통방식으로 만든 워낭은 그 소리가 무척 청아해 전통찻집이나 한정식집 등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필요한 곳에 장식으로 사용하기 좋다.

예부터 워낭과 소코뚜레를 소장하면 재앙을 물리치고 부부금실이 좋아지며, 재물이 늘고 장원급제의 꿈이 이뤄진다고 여겼다.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워낭과 코뚜레.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에게 무척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적송목으로 만든 멀티테이블도 인기다. 강원도에서 자란 소나무(적송)을 사용해 만든 다목적 테이블은 우직하고 투박하게 보이지만, 질리지 않고 볼수록 정감 가는 모양에 솔솔 풍겨오는 솔 향기에 반해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 화분 받침대며 아이들 책상, 찻상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소나무 원목 그대로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 모양이 모두 제각각이다. 저렴한 가격에 세월의 아름다운 기품을 지닌 소나무로 만든 특제품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만기 대표는 “워낙 나이 든 사람들만 모여 있다 보니 판로를 확보하기 힘들다”며, “흔한 인터넷도 몰라 지역 축제 행사장이나 전통 시장 등 발로 뛰고 있다”고 어려운 점을 말했다. “보통은 기존에 구매하셨던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문의와 주문전화가 온다”며, “판매할 곳을 조금 더 수월하게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의 전통 공예품이지만, 수입 제품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 코뚜레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실정으로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의 전통 공예품이 고사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의 멋과 소리를 지켜가는 김만기 대표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