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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음악이 끊임없이 흐르는 도시, 킹스턴 Kingston

레게음악이 끊임없이 흐르는 도시, 킹스턴 Kingston

by 운영자 2016.01.20

레게음악의 나라, 밥 말리의 나라, 번개보다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나라로 잘 알려진 자메이카는 중남미 카리브 해(海)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이다. 서인도 제도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까지 노예무역의 중심지가 되기도 한 곳이며, 영국 식민지 중에서 최초로 독립한 나라이다.
킹스턴 남쪽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포트 로얄(Port Royal)이라는 해안 도시를 만나게 된다. 이곳은 옛 영국 식민지 시절 자메이카의 수도 역할을 한 곳이고, 캐리비안의 해적들이 기승을 부려 많은 대치를 하였으며, 금은보화를 강탈한 뒤 보물을 숨기기도 했던 곳이다. 영원할 것 같던 도시가 지진이 나면서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고, 기반이 무너져 기울어진 건물들이 하나둘 남아 아픈 과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 시내로 들어오면 살벌함이 제일 먼저 느껴진다. 무표정으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의 싸늘한 눈초리, 철조망이 단단히 쳐져 있는 상점의 모습, 영어가 공용어이긴 하지만 토착어가 섞여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그렇게 킹스턴의 첫 느낌은 낯선 공간으로 깊이 다가온다.
낯선 이미지를 반갑게 만들어주는 자메이카의 국민 가수 밥 말리(Bob Marley)가 있다. 그가 영웅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834년 노예제도에서 해방된 자메이카는 1962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독립의 기쁨도 잠시, 자메이카는 두 개의 정당으로 나뉘게 되고, 두 정당 간의 싸움으로 킹스턴은 총격전이 난무하는 도시가 된다. 이때 밥 말리는 분열된 자메이카의 평화를 간절히 원했고, 1978년 콘서트를 개최하고 두 정당의 당수를 무대 위에 세워 두 손을 잡게 하며 화합을 이루어 낸다. 음악의 힘으로 평화를 꿈꾸었던 밥 말리의 콘서트는 지금까지도 역사적인 사실로 회자되고 있다.

밥 말리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싶다면 그가 자라고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냈던 트렌치타운(Trenchtown)을 방문해 보자. 킹스턴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지만 가장 대표되는 레게음악의 근간이 되는 곳이다. 이 마을에 밥 말리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시관이 있다. 그가 타고 다닌 첫 번째 자동차, 처음 사용했던 기타, 밥 말리의 음악에 영감을 준 곳 등의 그와 관련한 흔적을 둘러보며 밥 말리의 삶을 들여다본다.
자메이카 거리를 걷다 보면 사방팔방에서 구워대는 요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것은 저크(Jerk) 요리로,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먹어보아야 할 50가지 음식 중 하나로 자메이카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저크는 고기 겉에 바르는 마른 양념이나 젖은 양념을 뜻하며, 주재료에 따라 저크포크, 저크치킨으로 불린다. 나무 위에 올려놓고 기름이 빠질 때까지 굽는 요리법으로 평범한 요리 같아 보이지만, 멕시코 고추로 만든 특유의 소스에 찍어 먹으면 최고의 맛을 자아낸다.

겉으로는 상당히 차갑고 무서워 보일 것 같은 킹스턴도,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들의 따스한 마음씨와 행복한 삶을 느낄 수 있다. 레게음악과 사람에 취하러 킹스턴으로 떠나보자.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