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정보N문화

정보N문화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따르는 여행, 루앙프라방 (Luang Prabang)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따르는 여행, 루앙프라방 (Luang Prabang)

by 운영자 2015.10.21

라오스 북서부 메콩강 유역에 위치한 작은 도시 루앙프라방은 라오스의 현재 수도 비엔티안(Vientiane)이 수도로 정해지기 이전까지 수도 역할을 한 유서 깊은 도시이다.

‘사원의 도시’, ‘평화로운 도시’, ‘느림의 미학’, ‘동서양의 공존’이라는 대명사로 도시를 나타내는,
동남아시아에서 시간이 가장 느리게 흘러가는 아름다운 도시 루앙프라방.
라오스의 여행의 시작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불교국가에서는 이른 아침에 탁발(신도로부터 승려가 음식을 공양 받는 것)수행이 이루어지기 때문. 탁발을 하는 스님들은 붉은 가사를 입고, 발우(승려들이 공양 할 때 사용하는 식기)를 들고 맨발로 걷는 모습이 꾀나 경건 해 보인다. 이른 아침에 잠을 더 청할 수 있을 법도 한데 사람들은 일제히 길거리로 나와, 자신의 가정 형편에 맞게 음식을 준비하여 승려들에게 정성스레 공양한다. 공양 받은 음식은 혼자 먹지 않고 동네 빈자들, 개, 고양이 등과 함께 나누고 난 뒤 식사를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문화 때문에 라오스에서만큼은 배고픔에 허덕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절로 마음이 흐뭇해진다.
발걸음을 옮겨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활기 넘친다는 ‘시사방봉거리(Sisavangvong Road)’로 향한다. 라오스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사원(寺院)이라는 말처럼 사원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라오스가 여행 산업이 발전한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원들 사이사이로 우후죽순 생겨난 여행자들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 또한 눈에 많이 띈다. 메인거리에 다다르니 외국인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음악을 들으며 마사지를 받는 여유로운 여행자,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자, 엽서를 쓰는 자, 각기 자기 취향대로 추억이 될 만한 여행을 즐기고 있다.
루앙프라방의 해가 점점 시들해 질 즈음, 사람들은 푸시(Phousi) 언덕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푸시 언덕은 루앙프라방 중심부에 약 100m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언덕으로, 가파르지도 험난하지도 않아 많은 이들이 언덕을 올라 일몰을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328개의 계단을 밟고 정상에 올라서서 사방팔방으로 뚫린 루앙프라방의 전원도시 풍경을 내려다보면 나도 모르게 차분한 마음이 밀려든다.
일몰을 감상하고 언덕을 내려오면, 마치 일몰을 구경한 관광객들을 위한 잔치라도 열어주듯 활기찬 야(夜)시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던 야시장의 최고의 묘미는 역시 먹을 거리. 물가가 저렴하기로 소문난 라오스, 그 중에서도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1만킵(Kip) 뷔페식당은 가난한 여행자들이 가장 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사랑받는 식당이다. 1만킵이면 한국 돈으로 약 1,400~1,500원으로, 고기, 야채, 면, 밥, 과일 등의 수준급 뷔페를 먹을 수 있다. 거기에 라오스 전통 맥주를 곁들어 먹고, 후식으로 라오스 전통 커피까지 한 잔 하면, 세상을 정복한 사람이 부럽지 않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루앙프라방의 가장 큰 매력은 순박한 사람과 느긋한 삶의 방식이다. 이로 인해 급한 발걸음을 돌리는 여행자들마저도, 이곳에서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따르며 여행한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여행 Tip

- 탁발 행렬을 보려면 아침 5시 30분부터 길을 나서자
- 탁발은 신성한 종교의식이므로 거리를 두고 조용히 감상하자
- 사원이나 가정집을 방문 할 때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