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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N문화 : KJ의 CRAZY세계일주

아픈 내전의 상흔이 있는 발칸 반도의 화약고 '프리슈티나 Prishtina'

아픈 내전의 상흔이 있는 발칸 반도의 화약고 '프리슈티나 Prishtina'

by 운영자 2015.10.07


발칸 반도의 화약고, 코소보. 과거 세르비아의 자치주로 있다가 미국의 보호를 받으며 2008년 2월 17일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선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했지만, 세르비아나 러시아 등 구공산권 국가들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여전히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일부라 여기고 있기에 반독립국인 상태로 남아있다.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는 여느 다른 국가의 수도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수도 대부분은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인사 한마디 없는 침묵이 흐르는데, 프리슈티나는 차분한 느낌과 먼 이방인에게 따스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한때 뉴스에서 분쟁 뉴스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였으니 내 선입견은 기대감보다는 무서움이 컸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들의 미소가 더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프리슈티나의 거리를 걷는데, 도로 이름이 빌 클린턴 대로다. 게다가 건물 외벽에 걸린 사진과 그 앞에 놓인 동상이 모두 미국 제42대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이다. 왜 그가 이토록 존경받는 것일까? 코소보에 그의 동상이 있기까지 역사적 사실 하나가 숨어있다.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자치주로 속해있었다. 1998년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이 세르비아계 코소보 주민들에게 독립을 외치며 항거하던 도중 세르비아 경찰을 향해 공격을 펼치는데, 이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코소보 사태’이다. 이에 세르비아가 융단폭격을 가하며 잔인한 인종청소를 시작한다. 세르비아의 대통령이었던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코소보를 더욱 압박해, 1만명의 사상자와 90만명의 난민을 발생시킨다. 이를 보다 못한 미국과 유럽연합은 전쟁 종식을 요청하지만, 세르비아의 인종청소 작전이 계속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으로 세르비아를 침공, 80여 일 만에 세르비아의 항복을 받아낸다.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을 끌어낼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바로 빌 클린턴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코소보에서는 최고의 영웅 중 한 명으로 칭송받고 있다.
조금 더 시내로 걸어 들어간다. 프리슈티나의 또 다른 상징이라 할 수 있는 ‘NEW BORN’ 조형물. 기나긴 아픈 역사의 시간을 보내며 투쟁 끝에 얻어낸 독립을 자축하는 의미의 ‘새로운 탄생’. 기념 조형물이 세워진 날 코소보 사람들은 조형물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노래도 부르며 미국과 알바니아 그리고 코소보 국기를 휘날리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이번엔 독특한 외관으로 유명한 국립도서관을 찾아간다. 소문대로 기괴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코소보 국립도서관. 도서관보다 더 눈길이 가는 곳은 도서관 앞 벌판에 폐허가 된 채로 남아있는 정교회 건물. 코소보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기에 싫어하는 세르비아의 정교회를 유지·보수 할 리 없다. 외형만 남은 쓸쓸한 정교회와 간간이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적막감을 더해준다.
종교와 인종이 만들어낸 코소보 사태. 아픈 과거의 역사를 치유하고 이제는 한 발 더 나가려고 힘쓰고 있는 코소보. 하루빨리 완전 독립국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코소보 프리슈티나 여행 Tip
- 다소 안전은 하나, 신변 안전에 유의하자
- 코소보도 유로화가 통용되니 유로화를 준비하자
- 코소보 여행 중 세르비아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자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