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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춰버린 도시, 아바나 (Havana)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 아바나 (Havana)

by 운영자 2015.07.01

혁명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Che Guevara)의 강렬한 인상 덕에 더욱 잘 알려진 쿠바는 미국과 1961년 국교 단절 이후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선언하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반세기가 넘게 팽팽한 대립 관계를 형성했던 두 나라가 화해 상태로 접어들면서 쿠바도 이제 점차 발전을 꾀하려 하고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

쿠바 국제공항에서 아바나(Havana) 시내로 들어가는 길부터 심상치 않다. 움직일 것 같지도 않은 일명 “올드카(Old Car)”들이 공항 앞에서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워 보이는 올드카의 외형과는 달리, 달리는 내내 온몸으로 불편함을 받아내야 한다. “굴러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희귀한 소리를 내며 잘 달린다” 라고 말 꺼내기가 무섭게, 잘 달리던 차가 이내 멈춰선다. 당연히 수리공이 와서 고칠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뚝딱 고쳐낸다. 쿠바인들 셋이 모이면 중고차도 새 차처럼 만들어 낼 만큼 자동차를 고치는 데는 선수라고 하더니, 그 풍경을 직접 보게 될 줄이야!
올드카를 타고 아바나의 중심인 카피톨리오(Capitolio : 옛 국회의사당)에 도착을 하면, 화장하지 않은 여인네들의 얼굴처럼 칠해지지 않은 오랜 건물, 폐허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는 집, 여기저기서 피워대는 시가 한 모금, 올드카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도로의 수많은 올드카들이 ‘아! 내가 진짜 쿠바에 왔구나!’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좀 더 활력 넘친다는 여행자의 거리, ‘오비스뽀(Obispo)’ 거리로 향한다. 이곳은 볼거리, 먹을거리, 기념품 가게, 환전소 등의 여행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특히 쿠바는 길거리 음식들이 잘 발달 되어 있는 나라로, 피자, 파스타, 아이스크림 등의 수많은 길거리 음식들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여행자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저렴한 길거리 음식도 좋지만, 아바나에 왔다면, ‘바닷가재(Lobster) 요리’를 먹는 것을 잊지 말자. 쿠바의 바닷가재는 저렴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6CUC(약 6,000원)를 내면 빵과 샐러드와 어우러진 근사한 바닷가재가 다양한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관광객들은 이 맛을 본 순간, 쿠바의 매력에 일제히 매료된다.
한껏 배를 채운 관광객들은 ‘말레꼰(Malecon)’으로 향한다. 말레꼰은 한낮의 뜨거웠던 더위에서 벗어나, 연인들은 사랑을 나누는 곳으로, 친구들은 우정을 쌓는 곳으로 아바나 사람들에게는 쉼터 같은 곳이다. 태양 빛이 말레꼰 반대편 어디론가 사라지면, 그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미국과의 수교로 한층 더 빨라질 관광 산업으로 인해, 관광객들은 과거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쿠바를 만나기 위해 발 빠르게 항공권을 끊는다. 관광객에게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자본주의의 얼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순박한 미소의 얼굴, 그 두 개의 양 극단의 모습을 띠며 오늘의 쿠바를 살고 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모순투성이’이어서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나라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자 춤과 음악이 흐르는 곳이 ‘쿠바’다.

쿠바 아바나 여행 Tip
- 바가지요금이 심하므로 반드시 가격 흥정을 하자
- 입국 시, 여행자 보험 증서를 요구하니 반드시 챙기자
- 출국 시, 출국세 25CUC를 내야 하니 잊지 말고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