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전통을 지키는 붉은 전사 하메르부족
아프리카 전통을 지키는 붉은 전사 하메르부족
by 운영자 2015.05.13
에티오피아 남서부 오모(Omo) 강 하류 지역에는 오모 족에 속한 무르시 족, 반나 족, 카로 족, 부미 족 등의 다양한 부족들이 자기들만의 색을 가진 채 삼삼오오 모여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붉은 염료를 머리에 바르고 용맹함을 뽐내며 전통을 이어나가는 부족이 있으니, 바로 하메르 부족(Hamer Tribe)이다.
시골 마을인 투르미(Turmi) 마을에 살아가는 하메르 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은 험난함 그 자체다. 트럭 위에 올라타고 비포장도로를 한 참이나 달리며 먼지를 너무 많이 먹었다 싶을 때 도착하게 되는 투르미 마을. 투르미 마을의 첫 느낌은 한적하기 짝이 없는 시골 마을의 모습 그대로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부족의 모습을 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에 붉은 진흙을 바르고 상의를 벗은 채, 탄력 있는 몸매를 과시하며 곡식 및 뗄감 등을 등에 지고 걷는 하메르 부족민들이다.
하메르 부족의 삶을 더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마을 안쪽까지 가이드를 동반해서 가야만 한다. 허허벌판을 달려 마을로 들어서니 관광객들을 위해 인위적인 삶을 연출하고 있다.
입구 쪽에서는 동물을 잡아 피를 마시고, 고기는 손질해 구이를 준비하고 있으며, 옆에 있는 가옥에서는 여인네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수없이 가늘게 땋아 내린 단발머리는 동물의 지방성분과 진흙을 섞어 온통 붉게 물들여져 있고, 상체는 드러낸 채 하체만 동물의 가죽으로 가린 모습이 용맹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동물의 지방 성분을 몸에 바르는 까닭에 하메르 부족에게는 특유의 향이 흘러난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냄새만으로도 그들이 주변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들에게 풍기는 향은 코를 심히 자극한다.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젊은 남녀들이 한데 모여 전통춤을 선사한다. 이 모든 것이 인위적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들의 삶을 맛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좀 더 자연스러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투르미 마을의 장터를 찾아가 보자. 조용했던 마을이 잠에서 깨어나듯, 월요일 아침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내 발걸음도 소리에 이끌려 장터로 향한다.
나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궁금해 시장을 찾았는데, 되레 이들은 내가 구경거리인 것처럼 아이들은 내 뒤를 쫓으며 장난을 건네 온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내 들면, 찍지 말라며 카메라를 뺏으려 하거나 돈을 요구한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도 아니고 찍는 것이 조금은 미안해져 가방 속에 넣고 그들과 하나 되어 장터를 거닐어본다.
걷다 보면, 내가 현대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곳곳에 원시의 모습을 지닌 하메르 부족들이 보인다. 마치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된 의상 소품 같기도 하고, 때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와 먼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뿐, 같은 해와 달을 보며,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같은 지구인이다.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
에티오피아 투르미 여행 Tip
매주 월요일에 장이 열리니 날짜를 맞춰 방문해보자
부족 사람들의 사진을 촬영 시에는 반드시 허락을 받자
전력이 부족해, 정전이 자주 일어나니 랜턴을 소지하자
1.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한 하메르 부족의 모습
시골 마을인 투르미(Turmi) 마을에 살아가는 하메르 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은 험난함 그 자체다. 트럭 위에 올라타고 비포장도로를 한 참이나 달리며 먼지를 너무 많이 먹었다 싶을 때 도착하게 되는 투르미 마을. 투르미 마을의 첫 느낌은 한적하기 짝이 없는 시골 마을의 모습 그대로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부족의 모습을 띤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에 붉은 진흙을 바르고 상의를 벗은 채, 탄력 있는 몸매를 과시하며 곡식 및 뗄감 등을 등에 지고 걷는 하메르 부족민들이다.
하메르 부족의 삶을 더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마을 안쪽까지 가이드를 동반해서 가야만 한다. 허허벌판을 달려 마을로 들어서니 관광객들을 위해 인위적인 삶을 연출하고 있다.
입구 쪽에서는 동물을 잡아 피를 마시고, 고기는 손질해 구이를 준비하고 있으며, 옆에 있는 가옥에서는 여인네들이 둘러앉아 수다를 떨고 있다. 수없이 가늘게 땋아 내린 단발머리는 동물의 지방성분과 진흙을 섞어 온통 붉게 물들여져 있고, 상체는 드러낸 채 하체만 동물의 가죽으로 가린 모습이 용맹스러워 보인다. 그리고 동물의 지방 성분을 몸에 바르는 까닭에 하메르 부족에게는 특유의 향이 흘러난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냄새만으로도 그들이 주변에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들에게 풍기는 향은 코를 심히 자극한다.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젊은 남녀들이 한데 모여 전통춤을 선사한다. 이 모든 것이 인위적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들의 삶을 맛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좀 더 자연스러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투르미 마을의 장터를 찾아가 보자. 조용했던 마을이 잠에서 깨어나듯, 월요일 아침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내 발걸음도 소리에 이끌려 장터로 향한다.
나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궁금해 시장을 찾았는데, 되레 이들은 내가 구경거리인 것처럼 아이들은 내 뒤를 쫓으며 장난을 건네 온다. 그리고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내 들면, 찍지 말라며 카메라를 뺏으려 하거나 돈을 요구한다. 생각해보면 그들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도 아니고 찍는 것이 조금은 미안해져 가방 속에 넣고 그들과 하나 되어 장터를 거닐어본다.
걷다 보면, 내가 현대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곳곳에 원시의 모습을 지닌 하메르 부족들이 보인다. 마치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된 의상 소품 같기도 하고, 때론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기도 하고, 세상의 시간이 잠시 멈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와 먼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뿐, 같은 해와 달을 보며,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같은 지구인이다.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
에티오피아 투르미 여행 Tip
매주 월요일에 장이 열리니 날짜를 맞춰 방문해보자
부족 사람들의 사진을 촬영 시에는 반드시 허락을 받자
전력이 부족해, 정전이 자주 일어나니 랜턴을 소지하자
1. 화려한 모습으로 치장한 하메르 부족의 모습
2. 동물의 피를 마시고 있는 하메르 부족
3. 동물들을 그자리에서 잡아 바로 굽는다.
4. 아프리카 전통을 지키는 붉은 전사
5. 매주 월요일에 열리는 투르미마을의 장터모습
6.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하메르 부족
7. 귀여운 하메르 부족의 아이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