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와 함께한 수차의 도시, 하마 (Hama)
오랜 역사와 함께한 수차의 도시, 하마 (Hama)
by 운영자 2015.04.29
1. 오랜 세월 쉼없이 돌아가는 하마의 수차
풍차 하면 자연히 네덜란드가 떠오르듯,
수차 하면 자연히 떠오르는 곳은 바로 하마(Hama) 지역이다.
페르시아어로 ‘성곽’을 뜻하는 하마 지역은
가장 오래된 수차(水車)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노리아스(Norias)’라고 불리는 수차는 지름 20m에 달하는 대형 물레방아로, 기원후 4세기에 처음 세워졌고, 13세기에 보수됐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쉬지 않고 계속 돌아가는 수차는, 시리아의 젖줄인 오론테스 강(Orontes River)에서 물을 끌어 올려서 수로를 통해 물이 필요한 곳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사막을 지나는 곳에는 수차가 하는 역할이 가장 크기에, 하마 지역에서는 수차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했다.
하마에 도착하면 눈에 보이는 것이 수차밖에 없다고 하더니, 하마 지역에 들어서면서부터 수차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숙소에 짐을 풀고 수차와 함께하는 역사 길을 찾아 나선다. 숙소 옆에 우뚝 선 시계탑이 가장 먼저 관광객을 맞이해준다. 시계탑을 지나 시내 길을 따라 걷노라면, 내가 마치 중세의 한 도시에 와있는 느낌을 받을 만한 흙빛의 낡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수차들이 내 눈에 가까워진다. 수차에 다다르니 긴 세월을 흘러온 역사를 소리 내듯, 그리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이 삐거덕 삐거덕 하는 소리가 시끄럽기보다는 역사적인 성스러운 소리로 다가온다. 게다가 물속에 비친 수차 바퀴는 내가 마치 동화 속 공간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해준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 옆으로 오론테스 강과 이슬람 사원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그 멋을 한 층 더해준다. 옆에 있는 이슬람 사원이 이들의 영혼에 평화와 안식을 준다면, 수차는 이들에게 물질적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물론 이제는 옛날의 중요했던 기능들을 잃어버리고 관광의 목적이 더 커졌지만,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소리로나마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가는 수차의 리듬에 맞추어 길을 걷는다.
수차를 따라 조성된 커다란 공원이 보여 그 안으로 들어섰다. 공원에 앉아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자리를 잡고 식사하고 있었다. 그들과 눈을 마주쳐 눈웃음으로 인사를 서로 건네고 가려 하는데, 내게 오라며 손을 흔들어 준다. 그들의 호의에 다가가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들 끼니의 일부를 건네주는 착한 시리아 사람들. 없어도 나눌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말은 통하지 않지만, 마음으로 통하는 사람, 시리아 사람들에게 편안한 마음과 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호의로 든든히 배를 채우며 값진 시간을 함께 보내고, 밤이 되어 다시 수차가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아직도 쉼 없이 돌아가는 수차의 거대한 바퀴를 보고 있으니 물을 긷는 것이 아니라, 마치 그들의 세월을 돌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시리아의 모습을 내 머릿속의 추억으로 담는다.
시리아 하마 여행 Tip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군경의 지시에 잘 따르자
먼저 손을 건네는 시리아 사람들에게 개방적인 생각을 하자
아랍 여인들의 사진을 촬영 시에는 반드시 허락을 받자
2.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수차의 도시, 하마
3. 오론테스 강과 한테 어우러진 수차들
4. 수차와 함께 추억을 남기는 관광객
5. 밤에는 또다른 멋을 안겨주는 수차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