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영진 촬영) 월정사 전나무숲

2018 동계올림픽의 주 무대인 평창에서 눈꽃 트레킹을 해볼까.

한국관광공사의 ‘1월 가볼만한 곳’으로 꼽히기도 한 평창 오대산 선재길은 사색과 치유의 숲길이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이 길에는 눈꽃 트레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계곡 따라 이어지는 선재길은 흙, 돌, 나무, 물을 밟으며 걷는 길로 겨울이면 눈이 고요함을 더한다. 상원사를 잇는 도로가 생기기 전, 선재길은 스님과 불자들이 오가며 수행하는 길이었다.

선재길은 약 9km, 겨울에는 세 시간 남짓 부지런히 걸어야 닿는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지 않아 초보자도 여유롭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선재’는 화엄경에 나오는 동자의 이름으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젊은 구도자가 걸은 길의 의미가 담겼다.

선재길 눈꽃 트레킹의 출발점은 월정사다.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은 초록색과 흰색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숲에는 최고 수령 300년 된 전나무 1,700여 그루가 계곡과 나란히 길목을 채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를 촬영한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월정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면 지장암, 지장폭포, 회사거리 등의 볼거리를 만난다. 회사거리는 일제강점기에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는 회사(제재소)가 있던 터로, 화전민이 이곳에 모여 살았다. 이정표가 친절하게 안내하는 선재길은 섶다리, 오대산장(야영장), 동피골,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선재길 따라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있다. 새소리와 얼음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 소리, 뽀드득거리는 발자국 소리가 동행이 된다.

세 시간 남짓한 트레킹은 상원사를 만나 마무리된다. 선재길 겨울 산행 때는 등산화 착용이 필수다. 오대천 둔치에서는 2월 25일까지 평창송어축제가 열리므로 얼음낚시, 스노래프팅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겨도 좋겠다.
임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