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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레스토랑 펠리컨 바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레스토랑 펠리컨 바

by 운영자 2016.03.16

우물밖 KJ의 Crazy 세계일주
E.99 자메이카, 트레져 비치 (Jamaica, Treasure Beach)
레게음악의 나라, 밥 말리의 나라, 번개보다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의 나라로 잘 알려진 자메이카는 중남미 카리브 해(海)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이다. 서인도 제도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되기까지 노예무역의 중심지가 되기도 한 곳이며, 영국 식민지 중에서 최초로 독립한 나라이다.
자메이카 남서쪽에 위치한 트래져 비치(Treasure Beach). 트래져 비치를 찾는 이유는 해변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해변에서 약 1km 정도 떨어진 망망대해 속에 지어진 펠리컨 바를 찾아가기 위함이다. 트레져 비치에서 펠리컨 바를 가는 방법은 오로지 어부의 배를 흥정해서 가는 방법뿐인데, 왕복 90~100달러 정도의 상당히 비싼 삯을 내야만 한다. 수영을 해서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눈물을 머금고 삯을 지불하고 배에 오른다. 배의 지붕이 없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사람을 태워 죽일 것 같은 자메이카의 뜨거운 태양 빛에 당장에라도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들지만, 펠리컨 바를 향해 달리는 상쾌한 바닷바람에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오르며 그 충동을 참게 만든다. 망망대해에 들어서며 점점 내륙과도 멀어져 가는 배. 한참을 달려도 보이지 않던 펠리컨 바는 약 30분을 달린 뒤에야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낸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펠리컨 바의 존재를 확인한 후에야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보낸다.
펠리컨 바의 유래는 어부였던 플로이드 포브스(Floyd Forbes)가 낚시를 하다가 ‘바다 중간에서 낮잠도 자며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다 한가운데 쉼터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바다에서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을 고르고 골라 2001년 처음 만들어졌다. 그리고 어떤 이름을 붙여줄까 생각하고 있던 찰나 마주친 펠리컨 무리들. 쉼터를 만든 그곳 주변이 펠리컨들의 서식지였고, 펠리컨을 본 포브스는 ‘펠리컨 바(Pelican Bar)’로 명명하게 된다. 그렇게 그는 친구들과 쉼터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2004년 허리케인이 자메이카에 몰아치며 펠리컨 바도 이때 풍비박산이 났다. 재건할 여력이 되지 않던 그는 펠리컨 바의 재건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역 유지들의 도움을 받아 재건에 성공하게 된다. 그는 다시 쉼터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에는 관광객들에게도 오픈하여 자메이카의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바다 위에 세워진 믿기 힘든 펠리컨 바에 발을 들인다. 내부에는 많은 관광객이 다녀간 흔적이 느껴지는 각국의 국기들이 걸려있고,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레스토랑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바닥이 훤히 보인다. 1m 남짓 되는 얕은수심에 풍덩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다이빙 금지(No Jumping)’의 간판이 눈에 띄어 계단을 이용해 바닷속으로 천천히 들어가 본다. 내륙에서 1km 정도 떨어져있으면 수심이 깊어져야 하는 것이 상식인데, 물이 가슴까지 밖에 오지 않는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구명조끼 없이 자유롭게 수영을 할 수 있는 곳, 맥주 한 모금에 자메이카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갈 수 있는 곳, 딱히 할 것은 없지만 조용히 여유를 부리기에 좋은 곳, 그곳이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레스토랑 펠리컨 바이다.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

자메이카 트레져 비치 여행 Tip
- 배편의 가격이 다소 높으니 어부와 협상을 잘 하자
- 다이빙하면 위험 할 수 있으니 안전수칙을 준수하자
- 자메이카의 작렬하는 태양 빛을 피할 준비물을 갖추자

1 펠리컨 바는 오로지 나무의 지지대로만 만들어져 있다
2 이미 많은 여행자들이 다녀간 흔적이 보이는 펠리컨 바
3 펠리컨 바에 다녀가는 여행자들은 바닥에 이름을 새긴다
3 펠리컨 바에서 바라보는 일몰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