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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전차와 함께하는 대항해시대, 리스본 Lisbon

28번 전차와 함께하는 대항해시대, 리스본 Lisbon

by 운영자 2015.11.18

길이 1,007km에 달하는 테주(Tejo) 강과 대서양이 만나는 곳에 있는 리스본은 ‘18세기 유럽에서 가장 번성했던 항구 도시’라는 명성을 떨치며 대항해시대의 막을 올린 곳으로 현재는 관광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도시다.

리스본 여행은 오래된 건물들을 마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낡은 건물들이라 생각하면 보통 볼품없는 것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포르투갈은 특유의 타일 장식인 아줄레주(Azulejo) 때문에 고풍스러움을 자아낸다. ‘작고 아름다운 돌’이라는 아줄레주는 주석 유약을 사용해 타일 위에 그림을 그려 만든 포르투갈 식 도자기 타일이다. 이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타일들은 리스본 거리의 곳곳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한 가게 앞으로 긴 줄이 서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포르투갈에서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인 에그타르트(페스트리에 달걀 크림을 넣어 만든 후식)를 파는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eis de Belem)’이란 식당이다.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맛이 일품으로 계피가루와 설탕을 뿌려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 훌륭한 맛을 자아낸다.

리스본은 7개의 언덕으로 이뤄진 도시다. 이 오르내리는 길에 전차가 운행하는데 그 중 28번 전차는 관광지 위주로 돌아다니며 관광객들에게 효도역할을 하는 전차로 유명하다. 덜컹거리며 오르는 전차는 상 조르즈 성(Castelo de S. Jorge) 근처에 도착을 한다. 상 조르즈 성은 일곱 개의 언덕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리스본의 전망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빛바랜 벽과 붉은색으로 물든 지붕의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다.
1.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범선의 모습을 형상화한 발견 기념비
2. 리스본에서는 낙후된 건물들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3. 상 조르르 성 정상에서 바라보는 빛바랜 벽과 붉은색으로 물든 지붕
4. 태주강의 귀부인이라 불릴 만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벨렝 탑
5. 발견 기념비 앞 광장 바닥에 새겨진 세계지도
6. '작고 아름다운 돌' 이라는 포르투갈 특유의 타일 장식, 아줄레주

리스본에서 놓쳐서는 안 될 명소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벨렝(Belem) 지구. 그 첫 번째로 ‘테주강의 귀부인’이라 불릴 만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벨렝 탑은 수식어와는 다르게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벨렝 탑은 본래 배의 통관 출입을 감시하는 요새였지만, 스페인 지배 당시에는 정치범을 수용하던 감옥으로 사용됐다. 1층에 위치한 감옥은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바닷물이 감옥 안으로 흘러들었고 그때마다 수용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모두 숨졌다고 한다. 벨렝 탑은 포르투갈 국민들의 아픈 역사가 묻어있는 문화유산이 아닐까 싶다.

벨렝 탑을 지나 테주강을 따라 걸으면, 거대한 발견 기념비(Padrao dos Descobrimentos)를 만나게 된다. 바다를 향해 출항하는 범선의 모양을 형상화한 이 기념비는 대항해시대의 주역, 엔리케 왕자의 500주년을 기념해 1960년에 세워졌다. 발견 기념탑이 세워진 이 자리는 인도 항로를 개척했던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항해를 떠난 바로 그 곳이다. 발견 기념비 앞 광장 바닥에는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으며, 포르투갈의 영광이 이곳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테주강의 물줄기를 따라 세계를 향해 진출했고, 스페인과 함께 지구의 반을 지배했던 포르투갈. 그들의 유구한 역사는 28번 전차와 함께 오늘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 나가며 ‘제2의 대항해시대’를 열고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 여행 Tip
24시간 교통권(리스보아 카드)을 적극 활용하자
28번 전차 탑승 시, 소매치기에 신경을 쓰자
국제학생증 소지 시 할인 혜택이 있으니 챙겨가자
글·사진 / 세계 여행가 이광주 www.travelerkj.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