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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공부법] 강의 중독

[창조공부법] 강의 중독

by 운영자 2015.01.09

한 학생이 사회과목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을 하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BS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강의를 잠시 접고, 책부터 읽자고 했다.

교과서를 가지고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것이 나올 때마다 답답하겠지만, 줄을 긋고 표기를 하며 넘어가라고 했다. 어떻게든 한번 읽어오라는 말과 함께 얼마 후 그 아이가 다시 찾아와서는 읽기는 읽었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전에 듣던 강의를 다시 들어보라면서 보냈다. 그러자 아이에게 듣고자 하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잘돼요. 이제 뭔지 좀 알겠어요.”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강의를 그냥 듣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 전에 무조건 책을 한번 읽어보고 가라는 말을 한다.

책을 읽으면서 대충의 내용을 이해해보고, 모르는 것이 있다면 표기를 해두고 수업 시간에 더 집중해서 듣자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그렇게 집중을 잘하고 이해도 잘할 수가 없다. 이건 매우 중요한 공부법이다. 왜냐하면, 요즘의 아이들은 대부분 ‘강의 중독’이기 때문이다.

무작정 수업을 들으면 끝인 줄 안다.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알게 된다는 것은 착각이다. 수업은 공부하는 방식에서 어찌 보면 가장 수동적이고 일차원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시간 투자 대비 효과가 낮은 방식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과거엔 우리 모두 학교 수업만 듣고 공부는 스스로 했었다. 이미 학교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들었고, 그래도 모르는 것들은 학교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했었다. 물론 그 질문도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답을 찾아보고 난 후에 말이다.

수업이 귀하다 보니, 혼자 곱○○○고 생각하고 노력했었다. 지금은 과연 어떤가. “학원 없이 혼자 해보는 건 어떨까요?” 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학부모님의 대답 중 대부분은 불안하다는 의견이다. 왜 불안할까. 이미 학교에서 수업은 다 들었을 텐데 말이다.

일종의 자기 위안으로 보이는 경우가 꽤 많다. 뭐라도 듣고 있어야 뭐라도 공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서 오는 것이다. 혼자서 공부한다는 것은 무섭고 두렵다. 듣고라도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런데 강의가 귀하지 않다 보니 역설적으로 강의도 제대로 듣지 않는다. 이거 아니면 또 다른 강의 들으면 되지 뭐 이런식이다. 그러니 집중력도 떨어진다.

강의를 귀하게 생각해보자. 지식은 책에서 얻고, 부족한 것을 채우거나 강의를 듣더라도 여러 강의를 또 듣고 하지 말고, 그냥 그 강의를 최대한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자. 왜 자꾸 강의 없이는 공부를 못할 거라 단정 짓는가. 우리 아이들의 능력을 키워주려면 당연히 혼자서게 해줘야 하지 않나. 홀로 서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보인다.

얼마 전 모 도서관에서 ‘SKY로 가는 길은 책에 있습니다’를 주제로 한 달간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모두 공감하시고 의미 있게 들으셨다는 평도 들었다. 요는 이렇다. 강의를 귀하게 여기자. 강의는 적재적소에 알맞게 들어야 도움이 된다. 도움도 되지만 중독성도 강하니 그 경계에서 잘 조율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공부는 책으로 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남이 설명해 주는 것은 남의 것이다. 내 것은 내 책과 내 노력으로 내 머릿속에 넣어야만 생긴다. 불안하다고 더 듣고, 또 듣고, 마치 중독증세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자연 치유력이 있듯이 스스로 이해 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있다. 아이를 믿어보자. 중독되기 전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