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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공부법] 어느 음식점의 풍경

[창조공부법] 어느 음식점의 풍경

by 운영자 2015.01.02

어느 날 식사시간이 지났지만 배고픔에 음식점을 찾았다. 한산한 음식점에 혼자 앉아있는데 막 한 학생이 들어온다. 그런데 그 학생은 김밥을 시켜놓고 앉아 내내 스마트폰 게임을 한다. 눈은 스마트폰에서 떼지 않고 손으로만 더듬어 집어 먹는다. 먹는 건 안중에 없다. 한번에 두 개씩 집어 입에 가득 넣고는 계속 게임에 열중한다. 게임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이번엔 다른 학생과 그 엄마가 들어온다.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다. 엄마는 리모컨을 쥐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다. 학생은 자기가 만든 비행기를 보여주며 “엄마, 나 이거 잘 만들었지? 이거 짱이지?”라며 신이 나서 묻는다. 서너 번 말하는데 엄마의 눈은 TV에 꽂혀있다. 엄마는 아이 말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케이블 방송에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아이는 그새 반응 없는 엄마를 포기한 듯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자동차 게임인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치 실제로 운전하듯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 둘이 등을 맞대고 앉아 게임에 빠져있다. 비슷한 또래의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다. 대략 초등학교 2~3학년쯤으로 보인다.

음식점의 풍경이 참으로 적막하다. 모두가 조용하다. TV에서 나오는 소리와 스마트폰에서 들리는 게임 소리뿐이다. 대화가 사라졌다. 어린아이들에게 음식점에서 스마트폰을 쥐어 주는 것은 드문 광경이 아니다. 그러면 아이가 조용해진다. 게임에 열중하고, 어른들은 식사하기가 편하다. 때론 음식점 홀에 TV에서 나오는 연속극에 열중하며 어른들끼리도 식사보다는 TV에 집중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밥을 먹으면서 예절도 가르치고 의견도 나누고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면서 관계가 형성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대부분 이 시간에 이루어진다. 학교, 학원, 회사 등으로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식사시간만큼 효과적인 시간은 없다. 스마트폰을 주면 잠시는 편하겠지만, 평생이 어려울 수 있다. 학부모와 상담할 때마다 듣는 말 중 가장 흔한 말이 “그놈의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만이라도 안 하면 공부를 할 것 같다는 한탄이다.

스마트폰에 빠져서 혹은 게임에 빠져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시작이 과연 어디인지 잘 생각해보자. 어른들이 편하게 식사하기 위해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순간 아이들은 부모보다 기계와 더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과는 안녕을 고하고 쉽고 편안한 나만의 세계로 자꾸만 빠져 들어간다.

요즘 학생들은 선생님이 필기하며 수업을 진행하면 전혀 따라 적지 않는다. 그냥 사진으로 찍어간다. 필기의 중요성을 소홀히 한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기계처럼 입력하면 바로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는다. 열심히 읽고 써야 익숙해지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읽고 쓰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읽고 쓰기와 점점 멀어지는 원인은 바로 스마트폰에 있다. 또 그 앞에는 바로 부모님이 있다.

어느 음식점의 식사 풍경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부모가 먼저 TV를 끄자. 식사 중 대화를 시작하자. 스마트폰을 쥐여주지 말고, 복잡하고 정신없더라도 아이랑 함께 하자. 공부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잠시의 실수가 스마트폰 중독으로 글 읽기를 어려워하는 난독증을 유발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본보기자 가장 가까운 스승이다. 식당이나 밥상머리에서 학교 이야기, 친구 이야기, 공부 이야기 등 재잘대는 대화를 하여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달라질 것이다.

글/ 공부법 연구소 윤의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