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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공부법] 영어, 지문을 읽지 않고 문제만 푸는 아이들

[창조공부법] 영어, 지문을 읽지 않고 문제만 푸는 아이들

by 운영자 2014.11.07

얼마 전 “영어 시험에서 틀리는 데, 어떻게 하면 다 맞을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받고 그 학생의 공부 습관을 점검해 봤다. 모의고사를 여러 차례 풀어서 그동안 푼 문제집 양이 꽤 많았다. 그런데 왜 성적은 제 자리일까. 단어 암기량도 점검해보고 독해력도 살펴봤다. 그런데 문제는 뜻밖에 단순했다.

이 친구의 한 마디로 알 수 있었다. 문제 풀 때 지문을 다 해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문제를 푸는 요령이 있는데, 왜 지문을 다 해석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푼 모든 모의고사를 그저 풀고 채점하고 틀린 문제만 해석을 마친 듯했다. 대체 영어 시험 볼 때, 누가 해석을 하지 말라는 말을 했을까? 아니면 아이가 자신이 편리한 대로만 이해하고 적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시험을 보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국어 시험은 글 읽고 이해하기 능력, 수학은 수학적 사고력과 계산력을, 영어는 해석력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해석을 하지 않는 스킬과 테크닉을 영어 공부의 방법이라고 하는 것이 참 어울리지 않는다. 영어 공부는 해석을 얼마나 열심히 잘하느냐를 기본으로 판단할 수 있다. 빈칸 문제는 해석이 필요하고, 주제문은 필요하지 않는다는 식의 구분과 요령에 동의할 수가 없다.

비단 성적을 내고 안 내고의 문제를 넘어, 공부의 기본에서도 크게 어긋난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평상시에 독해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단다. 읽기 능력을 키우지 않는 것이 어떻게 영어 실력을 올리는 것이지?”라는 물음으로 아이를 설득했다. 가끔 공부를 운동에 비유하곤 하는데, 영어 독해를 경시하는 것은 마치 기초 체력 훈련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이 4강을 가기 위해 체력 훈련에 매진했고, 김연아도 또한 근력 운동을 충실히 했다. 트리플 악셀만 뛴다고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된다.

실제 한 여학생이 있었다. 이 친구는 영어 성적이 매번 1등급이 나왔다. 엄청나게 많은 모의고사와 문제집들을 다 풀었고, 그렇게 많은 양의 공부는 학생에게 ‘감’이라는 능력을 줬다. 대충 봐도 답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수능 현장에 가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시 하고 싶다며 도전했는데, 영어 문제보다는 독해에 집중했고 읽기 능력을 늘리려 노력했다.

지금은 매번 100점이 나오는데, 이 친구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 요새는 영어가 제일 좋아요. 문제 개수의 차이를 넘어, 지금은 알고 푼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전에 풀 때는 안다기보다는 그냥 그런 거 같아서였는데, 영어는 독해를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느는 것 같지는 않아요.”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영어는 지문을 읽고 해석하려 들자. 지금도 스킬을 연습 중이라면, 한마디 하고 싶다. 공부는 기술이 아니라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이다.

글 / 윤의정(SZ 공부법 연구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