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정명섭 외 4명
펴낸곳 더난출판사

뜻밖에 마주친 일제의 유산,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다룬다. 이 책에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에 흩어진 일제의 흔적들이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각각의 흔적은 다양한 내력을 지니고 있다. 저자들은 각 장소와 지역의 이 같은 내력과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들은 각 현장의 시설과 건물들을 꼼꼼히 둘러보며 이를 통해 일제가 달성하고자 하는 야욕이 무엇이었고, 그들은 조선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는지 헤아려본다. 또 책에 소개된 곳들 외에도 전국을 돌며 수많은 일제의 유산을 답사해온 저자들은 직접 현장을 가보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각각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길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일제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암울하고 참혹한 이미지들을 떠올린다. 물론 그 시기는 두 번 다시 겪어서는 안 될 불행한 과거임이 분명하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면서 그 시대의 기억들을 흥미롭게 환기해준다.

제주, 소요
지은이 비하인드
펴낸곳 미래시간

제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화젯거리인 가운데 이주 열풍에 합류한 지은이는 제주의 농촌 지역인 남원읍 신흥리에서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지은이의 느린 제주 일상은 SNS에 공유되며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고, 그 1년 동안의 기록이 모여 ‘제주, 소요’가 되었다. 소요는 산책하듯 슬렁슬렁 걷는다는 뜻의 단어. 이 책의 성격과 제주에서의 삶을 특징적으로 대변하는 단어라고 할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고, 서툰 손길로 텃밭을 일군다. 낚시하고 밥을 지어 가족과 먹는다. 책을 읽고 기록을 한다. 소박한 사진과 글로 표현된 일상에는 제주의 사계, 사람들, 바다와 오름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담겼다. 가벼운 일기체임에도 묵직한 사색의 그림자가 내비친다. 소유의 한계, 외로움, 사람과의 관계, 먹고사는 일, 행복의 의미, 삶의 목적 등이 소소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