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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 진료실 생각(그랜드연합의원)

따뜻한 봄날, 졸리는 것은 춘곤증일까?

따뜻한 봄날, 졸리는 것은 춘곤증일까?

by 운영자 2020.03.24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왔다. 그런데 날씨가 따뜻해지니 오후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무기력해지고 짜증이 나기까지 한다고 말한다. 충분히 자도 졸음이 쏟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해지면 춘곤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춘곤증의 원인과 증상

춘곤증은 피로를 동반하는 신체의 일시적 증상으로, 주로 봄철에 많은 사람이 느끼는 피로 증상이라고 해서 춘곤증(春困症)이라 부른다. 이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며, 병으로 보지도 않는다.

춘곤증의 원인을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계절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의 변화이다. 밤의 길이가 짧아지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겨울철보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며 수면 부족,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면서 피로를 느낀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비타민 B1을 비롯한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여러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특히 비타민은 겨울철보다 최고 10배까지 더 필요하여 상대적 결핍에 의해 영양의 불균형으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춘곤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나른한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때로는 두통, 눈의 피로감, 불면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겨우내 운동 부족이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겐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신체 리듬이 회복되는데 에너지를 쏟게 되어 신체 적응능력이 떨어져서 악화하기 때문이다.

춘곤증 자체는 병이 아니라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몸이 적응하는데 대략 1~3주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춘곤증이 아닐 수 있다고 의심해 봐야 한다.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엔 ‘만성피로증후군’일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6개월 이상의 설명되지 않는 피로나 충분한 휴식 이후에도 나타나는 피로감을 의미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니더라도,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감이 있다면 간염, 결핵, 당뇨 등 질병의 초기증상일 수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골이 및 폐쇄성수면무호흡증 등도 주간의 피로감, 졸음,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하기에 수면장애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40대 이후 성인의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 간 질환, 당뇨병, 암 등의 가능성 확인이 필요하고 40대 이후의 여성에게서는 빈혈, 갑상선 질환 확인이 필요하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50세 이후에는 갱년기 증후군의 하나로 피로를 호소 할 수 있다. 장기간 피로가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와 상담 및 검사가 필요 할 수 있다.

가벼운 운동, 영양 가득 밥상으로 봄맞이

춘곤증은 신체 적응 기간이 지나면 보통 호전되지만 쉽게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 내에서도 2~3시간마다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점심 식사 후에는 실내에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평상시 운동을 하던 사람이 겨울철에 운동을 쉬었다면 다시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봄이 되어 늘어난 활동량으로 부족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보충이 필요하다. 특히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증가하므로 비타민 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비타민 B1이 충분한 콩, 보리, 팥 등 잡곡을 섞어 먹는 것이 좋다. 현미는 흰쌀과 비교해 칼로리가 높고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으며, 칼슘과 비타민 B를 두 배 이상 함유하고 있다.

신선한 산나물이나 들나물을 많이 먹어 비타민 C와 무기질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한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을 많이 먹게 되어 ‘식곤증’까지 겹치게 된다. 아침에는 생선, 콩류, 두부 등으로 간단하게 먹어 점심 식사의 영양과 양을 분산해주고, 저녁에는 잡곡밥, 고단백질과 봄나물 등의 채소, 신선한 과일로 원기를 회복시켜줘야 한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잤다면 낮에 20분 정도 낮잠을 자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겠다고 휴일에 잠만 자면 오히려 다음날 더 심한 피로를 느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졸음이 오고 멍한 느낌이 온다고 커피를 과용하면 오히려 피곤이 가중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과음하는 경우 다음날 증상을 심하게 느낄 수 있으므로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무리한 업무를 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므로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

봄에 느끼는 춘곤증은 우리 몸의 놀라운 신비일 수 있다. 계절의 변화를 몸이 아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다면 신비는 깨어지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봄의 따스한 행복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춘곤증의 예방과 관리를 해보자.그랜드연합내과 배병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