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저림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질환 중의 하나이다. 손과 발의 찌릿찌릿한 증상, 먹먹한 느낌,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 화끈거리거나 시린 느낌 등 사람마다 다른 감각의 표현으로 증상을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손발 저림이 혈액순환장애로 생기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실제로는 말초신경 질환이나 척추 질환, 뇌졸중, 심리적인 문제 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말초신경병증은 손발 저림의 가장 대표적이고 흔한 원인으로, 팔 다리를 비롯해 몸 전체의 말초 신경계 손상으로 발생한다. ‘이상 감각’, ‘감각 저하’, ‘저림증’ 등의 감각 증상부터 힘이 빠지는 근육 마비까지 올 수 있다.

다발말초신경병증은 여러 개의 말초신경이 동시다발적으로 손상되는 경우이다. 초기에는 발바닥이나 손끝에서 저림 증상이 나타나다 점차 팔다리 전체로 진행한다. 양측 또는 대칭으로 진행하며 통증이 심해 걷기, 달리기, 젓가락질, 글씨 쓰기 등의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이다.

말초신경병증의 원인으로는 독감, 장염에 의한 ‘길랭바레증후군’, ‘만성염증성다발말초 신경병증’, ‘류마티스성 신경병증’, ‘당뇨성 신경병증’, ‘알코올성 신경병증’, ‘만성신부전 및 만성간염’ 영양, 비타민 결핍, ‘암 또는 항암제’ 등을 들 수 있다.

뼈, 관절, 인대, 근육 등의 주위 구조물에 의해 말초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단발성 말초신경병증’은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에만 국한되어 저림증이 발생하는데, ‘손목터널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주로 1, 2, 3번째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며 일을 많이 한 뒤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다 손을 털면 증상이 완화된다.

경추나 요추의 척추 질환이 손발 저림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손 저림 증상과 함께 손가락까지 전기가 오는듯한 찌릿한 자극, 어깨통증, 두통, 뒷목의 뻣뻣함이 동반될 경우 목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다리의 옆쪽과 뒤쪽이 저리면 허리 디스크, 발목과 종아리, 허벅지와 엉덩이 등이 저리고 허리 통증이 동반되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기침을 할 때 저린 증상이나 통증이 심해지면 척추 질환도 의심해볼 수 있다.

고령에서 손발 저림은 ‘뇌졸중’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평소 이상이 없다가 갑자기 손발 저림이 시작돼 증상의 발생 시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 두통, 어지럼증, 언어 마비, 입술 저림,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될 때 즉시 병원을 찾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우측 또는 좌측 팔다리 즉 한쪽에만 증상이 있는 경우는 뇌경색, 뇌출혈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팔다리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해서도 손발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에 의한 동맥경화증, 흡연에 의한 버거씨병, 하지정맥류, 레이노이드 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혈액순환장애라고 할 수 있다. 손발 저림 외에도 시림증이 동반되고 찬물이나 찬 공기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하얗게 변한다면 류마티스 내과, 순환기 내과, 혈관 외과를 방문해 팔다리 혈관, 심장 및 혈압 등에 관련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외에도, 직장에서 갈등, 압박감, 가정불화,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불면증, 공황장애, 만성피로, 과호흡 증후군 등의 심인성 문제도 원인이 된다.

이처럼 손발 저림의 원인은 광범위하다. 심리적 문제일 경우 숙면, 가벼운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심각한 원인 질환인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향이 설정되며 적절한 약물치료와 수술, 생활습관 교정 등이 고려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경우 손목을 쉬게 하거나 손목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디스크가 원인일 경우 물리 치료, 수술 등을 고려한다. 허벅지 아래 다리 신경이 눌릴 때는 체중을 줄이고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무릎 아랫부분에서 신경이 눌린다면 책상다리로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한다. 당뇨, 술 등이 원인이라면 혈당 조절, 비타민 투여와 금주를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