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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 진료실 생각(그랜드연합의원)

반가운 봄을 방해하는 때 이른 불청객, 일본뇌염 주의보

반가운 봄을 방해하는 때 이른 불청객, 일본뇌염 주의보

by 운영자 2018.05.08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 1일 부산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확인되면서 전국적으로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반가운 봄과 함께 급격히 올라간 수은주 탓에 때 이른 활동이 시작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한 때이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빨간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사람 간 전염은 발생하지 않으며, 해당 뇌염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사람이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일본뇌염이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7~8월에 유행하고 10월부터 점차 줄어드는데 모기를 매개로 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매개 모기의 확인 시점이 점차 빨라지고 있어 질병관리본부의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렸다고 해도 약 90%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잠복기는 7일에서 14일 정도이며, 경미한 감염의 경우 두통을 동반한 발열이 유일한 증상이다. 그러나 심한 경우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두통과 고열이 있으면서 목이 뻣뻣해지고 의식이 혼미해지고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 특히 어린이에서 흔한데 경련과 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경과가 좋은 경우에는 약 1주를 전후로 해열이 되고 회복된다. 드물게 약 1% 정도의 환자에게서 뇌염으로 진행하는데, 일단 뇌염으로 발전하면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고, 감염 후 회복되더라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긴다. 특히 60대 이상에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뇌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예방이 최선인 질환이다.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먼저 야외 활동 시 모기가 많은 곳에 가는 것을 피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에서 자야 할 경우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는 모기장이나 방충망을 사용하고 집 주변의 막힌 배수로 등에 고인 물을 없애 모기의 서식 환경을 없애야 한다.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고 밝은색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향이 진한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을 자제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한다. 매개체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서식하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가 많은 곳에서 일하는 경우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경우에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두 번째 예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일본뇌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데 사백신과 생백신 2가지 중 선택해서 접종하면 된다. 국가예방접종 지원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만 12세 아동은 표준 일정에 따라 예방접종을 완료하면 된다. 만 12세 이하면 보건소나 전국 1만여 개의 지정 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 성인은 희망할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유료로 접종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의 성인, 동남아시아권 나라의 해외여행 계획자,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 매개모기 출현이 많은 지역의 거주자나 직업 종사자 가운데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한 적이 없거나 면역이 없는 사람은 접종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