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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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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조절되어야 한다

통증은 조절되어야 한다

by 운영자 2016.12.29

“여기는 대기실이 왜 이렇게 썰렁해?” 하시며 들어오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나라도 와야지 원”, “아 저쪽 병원에서 주사 맞으니깐 싹 좋아지던데?”하고 뒤이어 말씀하시더군요. 지금도 우리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우리 병원이 한가해서 좋으신가 봅니다. 저쪽 병원은 환자분들이 바글바글하다면서…. 그런 말을 들을 때면 화가 나고 속도 타지만, 이렇게 쉴 수 있는 것도 개원의 묘미인지라 그럭저럭 넘어갑니다. 그분은 그렇게 농담을 즐기십니다. 농담 중에 뼈가 있으니, 저는 그분께 “주사를 어디에 맞으셨는데요?”라고 물었고, 그분은 “여기 여기에 놓던데?” 라며 손가락으로 무릎 주변 여기저기를 가리켰습니다. 저는 “그럼 초음파 좀 봐야죠?”했더니 “싫어”라고 딱 잘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의 무릎은 원래 물이 가득했었습니다. 저도 여러 번 주사를 놓아가며 치료를 했지만 좋아지지 않았는데 저쪽 병원에서 한번 주사 맞고 오셔서는 깨끗이 나았다는 말에 트집이나 잡자고 초음파를 보자고 한 건데 그분은 저를 골리고 싶으신지 무릎을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 말을 처음 한 이후에도 그분만 보면 “초음파 한번 봐요?”했는데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싫어”라며 생색 좀 내셨습니다. 하지만 초음파를 보지 않아도 그분의 무릎의 부기는 빠져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이 이야기의 반전을 기대하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행복하게 끝이 납니다.

안녕하세요. 중앙로 연세 통증의학과 원장 김승정입니다. 위에 등장하시는 분은 저한테 오실 때면 무릎의 통증 때문에 항상 인상을 쓰시곤 했는데, 저쪽 병원에 다녀오신 이후론 농담을 그리도 잘하십니다.

그분 역시 대퇴관절연골이 불규칙하게 군데군데 닳아있는 모습을 초음파상에서 볼 수 있었고, 무릎 주변의 관절액 삼출과 함께 상당히 진행된 무릎관절의 퇴행성 관절염의 상태를 보였습니다. 이럴 때 계속되는 통증은 환자를 아주 힘들게 하고, 이는 뇌와 상호작용하는 신경전달 회로에 의해 통증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부정적인 전신적 상태까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의 과격한 입담을 살아나게 해주신 저쪽 원장님께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 통증은 조절되어야 하는 게 옳으니까요.

다음주에는 다른 환자의 사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