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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건강의료 : 통증의 추억(연세통증의학과)

퇴행성 관절염은 ‘노는 게 약’

퇴행성 관절염은 ‘노는 게 약’

by 운영자 2016.12.21

제가 오늘 만났던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65세 정도가 되는데요. 병원에서의 65세라는 의미는 일반사회와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아직 좀 젊으신데?”라는 느낌이랄까요. 실제로 그 연세에 사십 중반인 저보다 근력이나 지구력 등이 훨씬 좋은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말도 좀 놓아가며 아주 편히 대하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보다 젊은 느낌으로 오셨으니깐 말입니다. 반면에 아직 때가 아닌데도 무릎에 물이 차고 많이 아파하나, 저희 병원 기준으로는 나이 어린 분이 몇 분 계십니다.

오늘은 그분들 중 한 분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분은 처음 오실 때는 골프장에서 잔디 관련된 일을 하신다고 했습니다. 업무시간 동안 항상 무릎을 쪼그리고 앉아서 일해야 한다고요. 그때 시행한 초음파 검사상 한쪽 무릎엔 물이 차 있었고 내측 관절연골의 마모와 내측 반월판 연골의 돌출, 상하 관절변연의 불규칙성을 특징으로 하는 퇴행성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여성분들이 다른 점에서는 우수하지만, 무릎만큼은 남자들만 못한 듯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때부터 거의 1년간 치료는 계속됐지만, 그분은 저를 원망도 하지 않고 계속 저희 병원을 찾아오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오실 때마다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항상 상기된 듯 붉었고, 미간의 주름은 원래 있던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즈음에 그분은 하던 일을 쉬게 되셨고 그 후로 3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놀게 된 지 3개월쯤부터는 기적이 일어난 것인지 환자의 미간의 세로 주름 대신 입가의 가로 주름을 더 많이 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분을 볼 때 있었던 미안한 감정은 사라졌네요.

안녕하세요. 중앙로 연세 통증의학과 원장 김승정입니다.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 원인의 3대 요인은 나이, 몸무게 그리고 너무 많이 쓰는 것입니다. 해당 환자의 나이는 저희 병원 기준으로 젊은 분이고 무게는 비밀(?)이지만, 불편한 자세로 오랫동안 일을 하셨던 것이 무릎 통증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분이 지금은 쉴 수 있고, 미소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도 작은 감사가 되었습니다. 65세도 안 되는 젊은 여러분! 때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

다음주에는 다른 환자의 사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