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물이 찼네요” #4. 안녕하세요~ 베이커 씨!
“무릎에 물이 찼네요” #4. 안녕하세요~ 베이커 씨!
by 운영자 2016.12.01
통증의 추억
“무릎에 물이 찼네요”
#4. 안녕하세요~ 베이커 씨!
‘무릎에 물이 찼네요’ 두 번째 막을 엽니다. 이번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그날이 오면 오시는 분들입니다. 저희 병원에는 현재 세분이 오고 계시는데요. 그날이 어떤 날이냐 하면, 참고 참다가 한 번 더 참아보다 ‘터질 것 같아 오는 날’입니다. 한 분은 두 달, 다른 분은 석 달, 또 다른 한 분은 이제 시작이라 언제 다시 오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분들이 오시면 저는 의례 “얼마 만에 오셨어요?” 하고는 “저한테 또 오시면 어떡해요. 참나”하며 핀잔을 드리고는 무릎 뒤의 작은 고무공처럼 부풀어 오른 오금을 만져봅니다. ‘볼록’ 초음파를 대고 주사기를 콕 찌릅니다. 이내 그 고무공은 바람 빠지듯 줄어들어 쭈그러듭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물 빼기 전까지는 다리를 절절 절며 걸으셨다가도 물을 빼면 즉시로 편해지고 안 아파져서 ‘병원을 내가 왜 왔지?’하는 표정을 지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장난을 겁니다. “다음에는 안 빼줄 거에요!”
다음 주에는 퇴행성 관절염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연세통증의학과 원장 김승정입니다. 오늘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베이커씨 낭종입니다. 옛날옛적에 외국에 살던 베이커 씨의 이름을 붙여서 베이커씨 낭종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슬와낭종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보면 제가 저희 병원을 찾은 분들에게 또 왔다고 핀잔을 주는 장면이 있는데요. 사실 이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만, 가끔 비도 오지 않고, 김장철도 아니면서 풍물장도 아니어서 대기실에 환자분들이 조금 있을 때 지르고 보는 농담 반 진담 반 정도의 웃음거리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진담을 반이나 넣은 이유는? 그것은 바로 오금에 물혹이 잡힐 때, 즉 베이커씨 낭종일 때 무릎관절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반월상 연골의 손상이 있습니다. 이 연골의 파열이 무릎 관절액의 누수를 일으켜 상대적으로 약한 구조물로 되어있는 무릎 뒤쪽에 주머니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주머니의 팽창이 만들어낸 통증은 원래 가지고 있던 연골파열이 주는 통증보다 매우 강력해져서 결국 그분들을 병원에 오게 했습니다. 어느 책에는 통증의 원인은 굴뚝에 있지 아니하고 아궁이에 있기에 ‘굴뚝만 막아서는 안 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원인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큰 병원에서 검사를 해야한다고 그분들에게 핀잔을 드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분들은 세번씩은 더 오실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탓일까요?
“무릎에 물이 찼네요”
#4. 안녕하세요~ 베이커 씨!
‘무릎에 물이 찼네요’ 두 번째 막을 엽니다. 이번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그날이 오면 오시는 분들입니다. 저희 병원에는 현재 세분이 오고 계시는데요. 그날이 어떤 날이냐 하면, 참고 참다가 한 번 더 참아보다 ‘터질 것 같아 오는 날’입니다. 한 분은 두 달, 다른 분은 석 달, 또 다른 한 분은 이제 시작이라 언제 다시 오실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분들이 오시면 저는 의례 “얼마 만에 오셨어요?” 하고는 “저한테 또 오시면 어떡해요. 참나”하며 핀잔을 드리고는 무릎 뒤의 작은 고무공처럼 부풀어 오른 오금을 만져봅니다. ‘볼록’ 초음파를 대고 주사기를 콕 찌릅니다. 이내 그 고무공은 바람 빠지듯 줄어들어 쭈그러듭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물 빼기 전까지는 다리를 절절 절며 걸으셨다가도 물을 빼면 즉시로 편해지고 안 아파져서 ‘병원을 내가 왜 왔지?’하는 표정을 지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장난을 겁니다. “다음에는 안 빼줄 거에요!”
다음 주에는 퇴행성 관절염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연세통증의학과 원장 김승정입니다. 오늘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베이커씨 낭종입니다. 옛날옛적에 외국에 살던 베이커 씨의 이름을 붙여서 베이커씨 낭종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슬와낭종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보면 제가 저희 병원을 찾은 분들에게 또 왔다고 핀잔을 주는 장면이 있는데요. 사실 이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만, 가끔 비도 오지 않고, 김장철도 아니면서 풍물장도 아니어서 대기실에 환자분들이 조금 있을 때 지르고 보는 농담 반 진담 반 정도의 웃음거리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진담을 반이나 넣은 이유는? 그것은 바로 오금에 물혹이 잡힐 때, 즉 베이커씨 낭종일 때 무릎관절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반월상 연골의 손상이 있습니다. 이 연골의 파열이 무릎 관절액의 누수를 일으켜 상대적으로 약한 구조물로 되어있는 무릎 뒤쪽에 주머니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주머니의 팽창이 만들어낸 통증은 원래 가지고 있던 연골파열이 주는 통증보다 매우 강력해져서 결국 그분들을 병원에 오게 했습니다. 어느 책에는 통증의 원인은 굴뚝에 있지 아니하고 아궁이에 있기에 ‘굴뚝만 막아서는 안 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 원인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큰 병원에서 검사를 해야한다고 그분들에게 핀잔을 드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분들은 세번씩은 더 오실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건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