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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건강의료 : 진료실 생각(그랜드연합의원)

후끈후끈 열이 왜 날까요?

후끈후끈 열이 왜 날까요?

by 운영자 2020.03.31

몸 컨디션이 좋지 않고 며칠째 열이 지속되어 내원한 환자가 있었다. 그동안 몸살감기로 여기고 종합감기약만 사 먹다가 낫지 않았고 진찰 결과 편도선염으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였다.

발열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도중 흔하게 접하는 증상이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의 약 25%가 발열을 동반한다. 열은 왜 나는 것일까?

열이 난다고 무조건 해열제 NO!

발열은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중추의 발열점 상승으로 인해 중심체온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사람의 체온은 피부와 혈액의 냉온 감각기에서 체온조절중추로 신호가 전달되면 근육이나 간에서 열 생산과 피부나 폐를 통한 열 소실의 균형을 조절해 일정하게 유지하게 된다. 정상 체온은 섭씨온도로는 36.5°C, 화씨로는 98.6°F이다. 사람의 체온은 일주기를 보이는데, 오전 6시에 가장 낮고 오후 4~6시에 가장 높으며 폭은 0.5~1℃다.

하지만 인체에 감염이나 염증이 발생해 생긴 미생물의 독소, 염증 매개 물질, 면역반응 등이 체온조절중추의 발열점을 상승시킨다. 체온조절중추의 발열점이 올라가면 혈관 운동 중추에 의해 사지 혈관이 수축해 열 소실을 줄이게 되고 동시에 오한을 느끼게 돼 근육에서 떨림성 열 생산이 일어나고, 간에서 비떨림성 열 생산이 일어나서 중심체온이 상승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중심체온이 체온조절중추의 상승된 발열 점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된다.

체온이 1℃ 상승하면 기초대사율이 10~12%, 산소소모율이 13%, 심박수가 분당 15회, 1일 체표면적당 불감성 수분 소실이 300~500mL씩 증가한다. 그 외에도 땀 분비와 동반된 설사나 구토로 전해질이 소실되고 영양결핍 상태가 초래되며 간 기능의 변화와 급성기 반응이 나타난다. 발열과 함께 대부분의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오한은 발열에 자주 동반되는 증상이며 두통과 의식 저하, 귀통증, 시각 및 안구 증상, 바이러스성 또는 세균성 인두염에 따른 인후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호흡곤란과 과다호흡 등의 흉부 및 호흡기 증상, 복통, 구토, 설사 등의 복부 증상과 관절 및 골격계 동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7~14일 미만의 급성 발열의 경우 감염질환, 악성종양, 결체조직질환, 기타 질환 등의 감염과 비감염성의 원인 모두에서 발생 할 수 있어 급성 발열 환자에서 감염성 원인과 비감염성 원인을 조기에 감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급성 발열의 원인은 대부분 감염질환이며, 이들 중 대다수가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증상 치료만 해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이 아닐 수 있어 무턱대고 종합감기약 등으로 증상 치료만 하는 것은 위험 할 수 있다.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약 10~20% 전후이고 편도선염, 신우신염 등과 같은 세균성 질환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이 나면 무조건 해열제를 먹는 경우가 있다. 발열은 열성 질환이 있음을 알려주는 지표여서 해열제로 열이 나지 않게 되면 질환이 가려질 수 있고 위장 출혈, 혈소판 기능억제, 신기능감소 등과 같은 해열제의 부작용이 있으니 무조건적인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만일 해열제를 복용하게 된다면 일정 기간 일정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체온이 상승할 때마다 간헐적으로 투여하면 발열과 해열이 반복되면서 불편함이 증가하고 해열 시 땀 분비로 인해 수분 소실이 증가 할 수 있다. 따라서 24~48시간 동안 일정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투여한 후 해열제를 중단하여 열이 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열이 나면 집에서 체온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동반된 증상을 기록하는 등 체온일지를 적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중요한 정보로 병원 진료 시 발열의 원인 감별에 큰 도움이 된다. 발열로 병원을 방문했다면 짧은 간격으로 재방문하여 초기에 구별되지 않던 국소감염(폐렴, 요로감염, 연조직감염 등)과 현재 전신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이다.

체온 측정을 정확히

단순한 열감과 발열은 차이가 있다. 체온이 올라야 발열이기에 발열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체온 측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람의 체온은 심부 체온과 표면 체온으로 나누어진다. 심부 체온은 내부 장기나 근육에서의 체온을 말하며 침습적인 방법으로만 측정할 수 있어 임상에서 쉽게 이용할 수 없다. 표면 체온은 피부나 점막에서의 체온을 말하며 비교적 측정이 용이하지만 심부 체온과 차이가 있다. 직장 체온은 심부 체온을 비교적 잘 반영하지만, 측정 시의 불편함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구강 체온은 직장체온보다 평균 0.4°C가 낮고 호흡이나 음식물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적외선을 고막으로 쏜 다음 반사되는 적외선을 측정해 온도로 변환한 고막 체온은 사용의 편리성으로 임상에서 주로 사용한다. 심부 체온을 잘 반영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직장체온이나 구강 체온보다 오차가 많아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인의 경우 귓바퀴를 후상방으로 잡아당겨서 외이도를 일직선으로 만들어 고막 대신 외이도에서 측정하는 것이 피해야 한다.

발열이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고 항생제의 효과를 증가시키며 인체의 면역반응을 증가시킴으로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감염증으로부터 회복을 촉진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발열로 인하여 인체의 방어기전이 불리하게 된다는 보고도 없다. 더욱이 감염이 있는 경우 체온은 적절한 치료에 의하여 감소하므로 치료의 효과를 판정할 수 있고, 또한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 발열을 억제하는 것이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을 줄 수 있어 무조건 발열을 억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만, 심혈관질환, 심부전, 호흡기질환 등의 기저질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열제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발열의 원인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해열제가 필요 할 수 있어 진료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 복용 및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