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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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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통증도 친구다

무릎의 통증도 친구다

by 운영자 2017.03.16

# 우리 병원에는 등을 굽히고 건들건들 다니시는 키 큰 노인이 한 분 계신다. 그가 언제부터 우리 병원에 다니셨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무릎 통증 때문에 줄곧 치료를 받아오셨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처음 치료를 시작할 때보다 좋아지신 것은 맞다.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 “이게 싹 났겠어? 나이가 있는데. 이젠 더 좋아지지는 않으려나 봐.”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더 이상의 걱정도 없고, 투지도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럴 때 나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 “당뇨가 있어서 빨리 좋아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러자 그가 말했다. “당뇨? 얘는 내 친구야, 사십 년 동안 같이 살아온 내 친구~”

위에 나오신 분은 현재 한쪽 무릎의 통증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입니다. 이분의 무릎 상황을 살펴보면 초음파상에서는 대퇴연골을 안쪽에만 조금 남겨놓으시고 다 쓰셨고, 대퇴사두근을 따라 올라가면서 관절액이 고이는 모습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또 젊었을 때 군대에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경골 정면에 총알이 박혀 뼈를 깎아 총알을 빼내는 수술을 하셨다고 늘 보여주며 자랑을 합니다. 이는 경골 세로 면을 따라 있는 부종과도 연관 있어 보입니다. 치료는 허리에서 시작하여 근 이완을 유도하기도 했고, 연골주사를 맞기도 했으며, 현재는 무릎관절과 경골 면에 대한 증식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증식치료의 효과는 혈액순환에 비례하여 좋습니다. 모든 다른 치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당뇨가 있는 환자에서는 말초혈액 순환장애를 가지기 때문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몸의 자생력을 이용한 치료를 더디게 하는 것이죠. 그래서 오래된 당뇨일수록 더 철저한 관리가 돼야 흔한 말로 약발이 받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분 치료가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오래도록 버텨주고 있는 것은 당뇨를 친구로 여기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저는 그분이 병원문을 열고 나설 때 속으로 말합니다. ‘친구야 잘 가. 다음 주에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