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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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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계단을 내려갈 때가 더 아프다

무릎은 계단을 내려갈 때가 더 아프다

by 운영자 2017.03.09

#다리를 절뚝이며 들어오는 젊은 여자. 작은 의자에 앉히고는 점쟁이 마냥 묻는다. “나이가 45세이시시죠?”
당연히 놀라지도 않는다. 컴퓨터에 있는 전자차트에 다 쓰여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 놀라주는 환자들은 있다. “다시 일어나보세요.” 그리고 문 쪽으로 보냈다가 다시 의자에 앉게 하고는 다시 점쟁이처럼 “오른쪽 무릎이 아프신가 보네요?”라고 물으니 이번에는 애써 놀라는 표정으로 “네~”하고 대답했다. 이어 “계단 내려갈 때가 주로 아프신가 본데요?”하니 “맞아요! 계단 내려갈 때랑 산에서 내려올 때 아주 아팠어요!”하며 눈을 반짝이신다. 무슨 고민이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복채가 아니라 진료비만 받아야 하니까.

위에 나오는 내용은 제가 즐겨하는 진료행태인데요. 환자가 걸어들어올 때 어디가 아픈지 맞춰보는 겁니다. 맞출 확률은 용하게도 약 51% 정도는 됩니다. 위의 환자는 다리를 절뚝였다고 했는데 이때 좌우를 맞추는 방법은 아픈 쪽 다리가 지면에 있어 몸을 지탱할 때는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안 아픈 쪽 다리가 공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겁니다. 그 장면이 눈에 보이면 맞출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형태의 걸음으로 인해 안 아픈 쪽 다리도 고생하게 됩니다. 한쪽 다리가 아플 때는 지팡이를 하나 짚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팡이가 무게를 분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또 계단을 내려갈 때가 더 아픈 것을 맞추는 방법을 공개해보면, 사실 무릎이 아픈 거의 모든 환자가 계단 내려갈 때 더 아프기 때문입니다.

위의 환자는 무릎이 붓고 무릎을 구부릴 때 상당한 통증이 있었습니다. 일단은 붓기를 가라앉힐 수 있는 주사를 주고 당분간은 산에 다니지 말고 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한 달 정도 지나서 산에 슬슬 다녀도 되냐고 물었지만 저는 “올라갔다가 내려오지는 마세요~”라고 못된 말을 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 때 힘은 덜 들지만 떨어지는 충격이 무릎에 고스란히 전달되니 무릎의 손상이 다시 생길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