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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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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대한 기도

무릎에 대한 기도

by 운영자 2017.02.23

# 이번 주에도 무릎이 아팠던 한 어머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 그분과 진료실에서 만났을 때 한쪽 무릎을 수술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수술 이름은 ‘줄기세포 수술’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수술을 잘 알지 못해 줄기세포를 무릎 어딘가에 이식했나보다 하며 넘어갔지만, 그분은 수술에 대해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이후 엑스레이(x-ray)를 찍어보니 경골 내측에 뼈를 자르고 쐐기 모양의 인공뼈를 이식한 수술을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난주 연재에 등장했던 내반슬 즉 오다리 수술을 한 것이었습니다. 외측보다 단축되어있는 내측 무릎을 연장해서 내측 무릎에 쏠리는 압력을 줄이기 위한 수술법입니다. 물론 미용 효과도 있습니다. 2개월 동안 열심히 치료를 진행하다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나 언제쯤 뛰어다닐 수 있어요?”

위 환자 경도의 내반슬로 한쪽 경골 내측의 골절술과 인공뼈이식술을 받았습니다. 무릎의 상태가 더 좋지 않았더라면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으셨을 테지만 아직은 조금 일러 보였습니다. 수술한 쪽의 무릎 상태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아 진행을 막기 위해 위의 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악순환(vicious cycle)의 고리는 끊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어머니는 수술의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채 저와 함께 치료에 임하던 어는 날 “나 언제쯤 뛰어다닐 수 있어?”라고 물었고, 저는 적지 않게 당황하며 “뛰어다니셔야 돼요?”라고 이어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럼 이만큼 병원 다녔는데….” 뛰지도 못하냐는 뒷말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주사를 놓던 중 항상 말씀 많던 분이 조용하길래 쳐다보니 터지려는 눈물을 참는 중이었습니다. 주사가 아파 그러시는지 잘 낫지 않는 무릎 통증이 서러우셔서 그런지 말입니다.

저는 가끔 환자를 위한 기도를 합니다. 그분을 위해서는 “부디 이 어머니 무릎이 잘 치료돼 뛰어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면 어머니 기대치를 조금 낮춰주시길 바랍니다”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