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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세계의 맥주

“기운이 솟고 청춘을 돌려주는 기적의 샘물”, 왕의 포도주, 샤토 라피트 로쉴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기운이 솟고 청춘을 돌려주는 기적의 샘물”, 왕의 포도주, 샤토 라피트 로쉴드 Chateau Lafite Rothschild

by 운영자 2015.01.15

와인 이야기 열다섯 번째-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5)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 같은 이야기

1700년대 프랑스의 한 재상이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 정해진 기간 훌륭히 업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왕은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찌 떠나기 전보다 더 젊어져 돌아왔는가?” 그러자 재상은 “최고의 강장제인 와인을 의사에게 처방받아 마셨더니 이렇게 됐습니다”라며 여유롭고 편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이야기는 프랑스 왕실의 권력자들 귀에 들어갔고, 그 와인을 궁으로 들여 매일같이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프랑스 왕실의 소식은 전 유럽으로 퍼져나가 유행이 됐다. 파리의 와인을 모르면 유행에 뒤떨어진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세계 와인의 선두라고 부를 수 있는 샤토 라피트 로쉴드(Chateau Lafite Rothschild, 이하 샤토 라피트)의 전설은 그렇게 시작됐다.
현재까지 이어오는 샤토 라피트의 위엄

샤토 라피트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엄청난 인기를 얻어 최고의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0세기에 들어 병충해와 장기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1970년대 새로운 주인이 승계하며 부흥기에 들어간다.

1985년 세계 와인사에 길이 남을 사건이 일어났다. 런던의 한 경매장에서 단 한 병의 와인이 무려 15만 달러에 낙찰된 것. 지금까지 아무리 최고가라고 해도 3만 달러에 그쳤던 와인경매장에서 15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은 세계의 와인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고의 낙찰가로 모두의 입이 벌어지게 한 와인은 다름 아닌 1787년 빈티지의 샤토 라피트. 한잔에 중형차 한 대를 마시는 꼴이다.
샤토 라피트의 맛과 그 비결

15만 달러라는 금액은 단순히 재력을 과시하기 위한 사치품으로 치부할 수 없다. 샤토 라피트만의 특별함이 와인애호가의 사랑과 집착을 얻게 됐을 것은 분명하다. ‘왕의 포도주’라고도 불린 샤토 라피트는 마실 때 근육질 남성의 강건함을 느낄 수 있고, 세련된 여성의 우아함과 부드러움이 묻어 나온다. 다채롭게 나타나는 향은 시종일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풍부한 타닌은 원숙하고 근엄한, 힘 있는 왕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왕으로 불리게 된 샤토 라피트의 비결은 공들여 선별한 포도품종의 비율에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과 프티 베르도 품종을 일정 비율로 블렌딩을 하는데, 매년 비율을 달리한다. 수확하는 해에 따라 각 포도의 맛이 제각각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분석전문가를 동원해 모든 구역의 포도밭을 점검하고 수확 적기를 찾아 단 10일 만에 와인으로 만들 고품질의 포도를 수확해낸다. 일정하고 고른 포도를 수확해 와인의 품질을 높였다. 와인을 위한 집중력과 투자, 장인 정신이 ‘왕의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포도품종이나 와인 양조의 특별한 비법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샤토 라피트 로쉴드를 넘어서는 와인은 나오기 힘들 것이다.

서동일 기자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