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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세계의 맥주

"내게 행복은 샤토 마고 1848년", 샤토 마고 (Chateau Margaux)

"내게 행복은 샤토 마고 1848년", 샤토 마고 (Chateau Margaux)

by 춘천교차로 2014.12.19

와인 이야기
열두 번째-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2)


"내게 행복은 샤토 마고 1848년"
샤토 마고 Chateau Margaux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자연환경이 녹아든 떼루아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힘이다. 같은 환경에서 나온 포도를 훌륭한 와인으로 만들 수 있는 내공이 더해져야 명품 와인으로 탄생할 수 있다. 샤토 마고는 탄탄한 내공이 뒷받침되어 만들어진 와인이다.
샤토 마고는 1855년 프랑스에서 처음 와인 등급을 제정했을 당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유일한 와인이다. 처음 보르도의 포도농장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며 약진을 하게 됐는데, 당시 샤토 마고는 크게 눈에 띄지 못했다. 와인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샤토의 투자와 성장이 워낙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샤토 마고의 주인이 바뀌며 중흥기를 맞는다. 그리스 출신 호텔리어의 아들인 안드레 멘첼로포우로스는 1977년 샤토 마고를 사들였다. 멘첼로포우로스는 예전 샤토 마고의 영광을 생각하며 묵묵하게 일하다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거대한 와인 셀러(와인 저장시설)를 포함, 와인 생산의 개선 사항의 노하우를 유산으로 남겼다. 이 유산은 온전히 샤토 마고의 내공이 됐고, 기어이 지난 날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샤토 마고는 ‘보르도 와인 5대 샤토’에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샤토 마고는 만들어진 뒤 마시기까지 오래 걸리기로 유명한데, 최저 10년에서 오래는 30년까지도 걸린다. 일찍 마시게 되면 와인이 열리지 않아 타닌이 강하고 향이 적지만, 충분히 숙성된 샤토 마고는 화려한 향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고 매력적인 와인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기품 있고 로맨틱한 맛은 5대 샤토 중 가장 “여성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화려한 향, 매끄러운 감촉과 명확한 보디감 그리고 섬세함까지 갖췄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총리 로버트 월폴은 분기마다 무려 100상자의 샤토 마고를 사들였다고 알려졌으며, 프랑스에 파견됐던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은 1784년 빈티지의 샤토 마고를 마시고 “이보다 훌륭한 보르도 와인은 없다”고 극찬했다. 또한, ‘공산당 선언’의 공동 저자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내게 행복은 샤토 마고 1848년”이라고 답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여러 번 주인이 바뀌기도 하는 풍파를 겪었지만, 훌륭한 자연환경과 와인을 사랑하는 장인의 내공이 탄탄히 자리해 결국 세계 최상위의 지위를 굳건히 다졌다. 샤토 마고처럼 훌륭한 명품 와인은 장인의 내공이 만들어 낸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