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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 세계의 맥주

거품 낀 유럽 와인, 심판을 받다! 북미의 와인

거품 낀 유럽 와인, 심판을 받다! 북미의 와인

by 운영자 2014.11.28

와인 이야기 열 번째
파리의 심판 미국의 와인

미국은 와인 생산량과 수출량에서 각각 세계 4위와 5위를 차지하는 와인 강대국 중 하나다. 또한, 와인 소비량 3위, 포도 재배 면적 6위로 최근 와인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유럽 와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더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8세기 멕시코에서 교회 미사용 와인을 만들기 위해 재배되던 포도나무를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와인이 소개됐다.

1900년대 초 금주법, 경제 대공황 등을 이유로 잠시 주춤했지만,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되면서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다. 1950년 ‘갈로사’에서 영세한 포도밭을 사들이면서 통합이 이뤄져 상업적인 발전도 함께 가져왔다. 1970년대 초 미국 와인의 역사에서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인 로버트 몬다비, 마이크 거기쉬, 워런 위니아스키 등의 노력으로 캘리포니아 와인 시장은 큰 활기를 띠게 된다.
1976년 5월 24일 파리에서 열린 ‘파리의 심판’ 사건은 미국 와인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됐으며, 세계 와인사에 두고두고 회자할 큰 사건이 됐다. 와인 전문가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이 프랑스 와인과 미국 와인을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펼쳤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와인이 모든 부문의 1위를 차지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 와인은 물론, 신세계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 호주, 남아공 와인의 품질투자와 기술개발에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틈새시장의 공략 캐나다의 와인

캐나다는 신세계 와인 생산국 가운데 가장 최근에 모습을 나타낸 나라다. 20여 년 전에는 캐나다에서 와인이 생산된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사람이 많았으며, 미국은 물론 상당수의 캐나다인도 자국에서 생산된 와인을 마셔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면 캐나다의 와인 산업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지역 와인의 절반 수준이며, 와이너리의 대부분은 소규모 생산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늘한 기후대의 영향을 받는 캐나다는 아이스 와인과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캐나다의 겨울은 매우 추워 해마다 아이스 와인이 생산될 수 있는 완벽한 기후 조건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캐나다는 제1의 아이스 와인 생산지로 평가받는다. 보통 리슬링이나 비달 블랑의 언 포도로 만들어지는데 영하 8도 이하의 한겨울에 수확한다. 언 포도를 누르면 달콤하면서도 산도가 높은 농축액이 얼음에서 떨어져 나온다. 얼음은 버리고 농축된 포도즙으로 만드는 것이 아이스 와인이다.

‘더 와인 바이블’의 저자 캐런 맥닐은 ‘가장 위대한 아이스 와인은 산도와 당도 사이에 거의 초자연적인 대위법적 긴장이 조성돼 있어 마시는 것 자체로 천상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며 캐나다의 아이스 와인을 언젠가 꼭 마셔봐야 할 특별한 와인으로 평가했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