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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가게, 이 가게!

“노력하는 것은 즐기는 것을 따라가지 못해요.”

“노력하는 것은 즐기는 것을 따라가지 못해요.”

by 운영자 2014.10.31

교차로뉴스에서 >>

온의동 종가 큰집막국수·닭갈비
힘들었던 그 시기, 1998년

1998년은 많은 사람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96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의 여파로 97년 IMF를 겪고 98년도에는 정점을 찍었다. 많은 기업이 도산했고 실직자들이 늘었으며 신문과 TV 뉴스를 통해 ‘정리해고’, ‘명예퇴직’이란 낱말을 처음 접해본 시기이기도 했다. 많은 이의 사랑을 받는 ‘종가 큰집막국수·닭갈비(이하 큰집막국수)’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던 1998년에 태어났다.

“IMF라는 건 알지도 못했죠. 왜 힘든지도 몰랐고, 그저 힘들어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 싶어 준비하게 됐어요. 평소 친정어머니께 배운 음식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었고, 주부의 살림솜씨가 어디 가나요? 자신감은 가득했었죠.”

힘들었던 시기였음에도 큰집막국수는 시작부터 시쳇말로 무척 잘나갔다. 정호숙 대표의 음식솜씨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성황을 이뤘다.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닭갈비와 막국수라는 메뉴의 선택도 한몫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을 때에도 외식이 필요하면 찾을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
월 1회 휴무, 근면함이 비결

큰집막국수는 한 달에 단 하루만 쉰다. 매일 매일을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며 지낸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 ‘몸이 성할 때 열심히 일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가치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없는 많은 요식업 종사자들이 겪는 고충도 노력으로 해결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최대한 빼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이들 생일이나 어린이날 등은 매장 영업보다 먼저 챙겼죠. 물론 우리 부부가 피곤하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또 힘이 됐어요. 이제 아이들은 모두 성인이 됐고, 이제까지의 정성과 노력을 잘 알아주고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줍니다.”

아파도 일해야 할 때는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선뜻 나서서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 아이들에게 힘을 얻어 지탱했다고. 든든한 후원자인 아이들이 가장 고맙다고 전했다.
“즐기면서 살아가요.”

공자의 말씀을 옮겨 놓은 ‘논어’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지지자불여호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호지자불여낙지자(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따를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다.

정호숙 대표는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시간 동안 큰집막국수를 자주 찾아주는 단골손님들을 정성으로 대하다 보니 어느덧 자기 일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음식점을 꾸려가려면 맛과 양 그리고 친절함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요. 아마도 창업을 결심한 많은 분이 알고는 있을 법한 당연한 말이죠. 하지만 아는 것을 기꺼이 즐겁게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성공하지 않을까요?”

인터뷰하는 동안 사장님을 꼭 봐야겠다는 손님들 때문에 여러 번 자리를 떠야 했던 정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시민들이 꾸준히 찾는 단골집의 조건을 알 수 있었다.

위치 온의동 교원공제회에서 남춘천역 방향 큰길가
문의 241-4266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