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 가게, 이 가게!

집에서 먹는 듯 정성을 담아 '퇴계동 엄마손칼국수'

집에서 먹는 듯 정성을 담아 '퇴계동 엄마손칼국수'

by 운영자 2014.09.26

오래된 단골집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리는 가을비가 내리는 저녁 가족들과 함께 단골집을 찾았다. 퇴계동에 위치한 ‘엄마손칼국수’. ‘역시 선선한 저녁에는 칼국수가 최고지’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는 순간 우리가 주문한 것은 곱창전골. 칼국숫집에서 곱창전골이라 조금 의아하겠지만, 내장으로 만든 음식은 잘 먹지 않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즐겨 찾는 음식이다.
음식 하나하나 정성을 담아

곁들이 음식은 단출하지만, 그 맛은 수준급이다. 칼국수 전문점의 기본인 배추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는 칼칼하면서도 감칠맛이 그만이다. 싱싱해 보이는 채소의 빛깔이며 함께 어우러지는 양념의 색은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반찬들을 하나하나 맛보며 가족들은 모두 “맛있다, 맛있어”를 연발한다. 하나하나 정을 담은 듯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의 외식으로 엄마손칼국수를 선택한 보람을 느꼈다.
칼칼하고 깔끔한 맛의 곱창전골

곱창전골이라는 메뉴, 곱창이라는 재료는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꺼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엄마손 칼국수의 곱창전골은 진한 육수에 잡냄새가 없어 고소하고도 얼큰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물 맛이 좋아 처음 먹는 사람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내용물이 무척 푸짐해 중간 크기로도 냄비를 가득 채운다. 곱창과 내장이 가득하고 콩나물과 당면, 버섯 등 전골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가 무척 다양하다. 처음 끓이기 전 가지런히 담겨 나오는 모양에서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을 받는다.

끓기 시작하면서 속에 넣어 둔 다진 양념이 풀어지며 국물색이 붉게 변한다. 국물을 조금 졸여야 곱창전골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재료에서 우러나는 맛의 조화가 놀랍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하고 개운하다. 흔히 구수한 느낌을 주는 곱창전골의 맛을 생각하지만, 깔끔한 맛을 낸다는 점이 색다르다. 내로라하는 곱창전문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맛이다.
시원한 칼국수, 구수한 옹심이

전골과 함께 한잔 두잔 술잔이 비워지다 어느덧 바닥을 보이는 냄비. 서둘러 칼국수와 옹심이를 주문했다. 물론 해물 칼국수는 별도의 그릇에 담겨 나오지만, 곱창전골의 국물과 함께 먹는 것이 또한 별미라는 이야기에 육수와 칼국수 사리만 추가 주문했다. 짙은 녹색을 띠는 면의 색깔이 독특하다. 오래 끓여도 쫄깃한 식감이 오래 유지되는 것이 특징으로 한참을 더 끓여 안주로도 좋다.

구수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는 도토리옹심이 칼국수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널찍한 대접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다. 고소한 들깨 향이 진하게 풍겨 코를 자극하고 솔솔 뿌린 김 가루가 눈을 자극한다. 이미 칼국수로 배는 봉의산만큼 불렀지만, 또다시 입에 침이 고인다. 도토리옹심이 칼국수 역시 순식간에 게눈 감추듯 해결.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감이 몰려온다. 아마도 엄마손 칼국수의 엄순자 대표는 이런 행복을 말했을 것이다. 집안의 웃음과 행복, 화목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엄마손칼국수. 몸과 마음이 지쳐 가까운 이들과 소원해지려 할 때 반드시 다시 찾을 것이다. 마음 따뜻해지는 정과 행복을 찾으려.

휴무 첫째, 셋째 일요일
위치 퇴계동 주공 1차 아파트 앞 골목

문의 241-1688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