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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가게, 이 가게!

양심과 자존심을 지키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것

양심과 자존심을 지키며 초심을 잃지 않는 것

by 운영자 2014.07.04

1면에서 >>

거두리 바우네해물감자탕 박희명 대표
대명 비발디파크에서 15년간 일을 하며 한 매장의 총주방장까지 지낸 그가 자신의 음식점을 열게 된 것은 확고한 주관 때문이었다.

“당시 한식의 세계화 바람을 타고 세계 여러 곳에 우리 음식이 진출하고 있었어요. 그때 출장 차 중국의 요식업 시장을 돌아보게 됐었죠. 우연히 여행 가이드를 따라 어느 딤섬 전문점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은 한 끼 식사시간에만 2만 명을 소화하는 대형 음식점이었어요. 엄청난 문화충격이었죠. 한국의 음식을 중국으로 가져가 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난관, 그리고 새로운 시작

중국 진출을 준비했던 그는 예상치 못한 난관을 겪어야 했고, 결국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슬럼프 따위는 없었다. 절대 요리에서 손을 놓고 싶지 않았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해 계획을 다시 세웠다. 일단 국내에서 매장을 열고 직접 운영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만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노하우를 쌓아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스스로 매장을 운영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아내도 저를 믿고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자신의 음식점을 운영하기 위해 새로운 요리를 찾았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요리를 찾던 그는 여러 지방을 다니다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아이템은 ‘해물감자탕’으로 춘천에서는 생소한 메뉴다. 청주에서 이미 유명한 이경미해물감자탕을 찾아 그 비법을 전수받았다.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의 ‘해물감자탕’은 기존 감자탕과의 차별화를 위해 전복 등의 해물을 추가하고, 전채요리와 주요리, 후식을 순서대로 제공하는 코스 형태로 음식을 내 많은 손님으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과 개발을 더 해 손님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바우네해물감자탕


박희명 대표는 현재 아내와 단둘이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는 박 대표가, 접객은 아내가 맡았다. 약 100석 규모의 큰 매장을 소화하기에 버겁지 않으냐는 물음에 “힘들지만,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몸이 편해지는 것보다 재료에 더 투자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또한, “마음을 다해 정성껏 손님을 대하면 손님도 알아준다”며, “이때까지 손님들로부터 험한 말을 듣거나 하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저희는 국내산만을 사용하고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준비합니다. 주재료를 냉동, 냉장 보관해서 쓰지 않아요. 그날 준비한 양이 다 팔리고 나면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죠. 서운해 하는 분도 있지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려는 뜻을 알아주시고 다시 방문해 주십니다.”

바우네해물감자탕은 이제 문을 연 지 6개월이지만, 단골손님이 80%를 넘는 음식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를 지탱하는 힘, 양심과 자존심

준비한 재료가 모두 팔리지 않았을 땐 전량 폐기한다. 재사용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정성으로 손님을 대하는 마음과 좋은 음식재료를 준비하는 노력 그리고 위생을 강조하는 오픈 형태의 주방은 손님이 편하게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신뢰감을 준다.

“양심과 자존심을 걸고 요리를 합니다. 남는 것이 있겠냐며 다른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있지만, 작은 이윤을 위해서 제 양심과 자존심이라는 커다란 가치를 잃을 순 없어요.”

“음식점을 운영하며 소탐대실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박 대표는 “변하지 않는 모습으로 처음의 마음을 간직해 가겠다”고 밝혔다.

신선한 비주얼로 보는 즐거움과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해물감자탕’의 새로운 맛은 춘천 감자탕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박희명 대표의 ‘양심과 자존심’을 건 바우네해물감자탕. 춘천의 새로운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