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 가게, 이 가게!

퇴계동 스시모토 원상철 대표

퇴계동 스시모토 원상철 대표

by 춘천교차로 2014.06.13

좋은 재료를 준비해 손님 앞에 섰을 때,
일이 더 즐거워지는 요리사


퇴계동 스시모토 원상철 대표

원상철 대표(36)의 하루는 무척 바쁘다. 새벽에 일어나 그날 사용할 최상의 재료들을 직접 골라 스시모토로 가져온다. 처음엔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다니며 재료를 사왔지만, 지금은 춘천에도 좋은 재료를 취급하는 곳이 생겨 편해졌다고. 많은 초밥 요리사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재료의 신선함을 강조했다.

“손님이 많고 적고를 떠나 초밥집은 매일 준비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재료가 넉넉히 준비돼 있을 때 자신감도 생기고 일하는 내내 즐거움이 넘치죠.”

손님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기 위한 단계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재료준비에 더욱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의 즐거움 때문이다.

그에게도 요리를 잠시 중단했던 작은 슬럼프는 있었다. 한때 다른 일을 해볼까 생각해 다양한 직종의 일을 경험했다. 하지만 결론은 다시 초밥 요리사였다. 돈을 더 많이 벌고, 몸이 편하게 일을 하더라도 즐겁지가 않았다고. 일할 때 반드시 즐거움이 함께해야 한다는 그는 도마 앞에 섰을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그 즐거움을 위해 매일매일 좋은 재료를 구하고 손님과 함께 눈을 맞추며 초밥을 만들고 있다.

아침부터 그날의 점심 장사 준비, 손님이 줄어드는 오후부터는 다시 저녁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마감 후 퇴근하는 시간은 깊은 밤. 무척 고될 것으로 생각해 생활이 어떠냐고 묻자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어릴 때 운동선수였잖아요. 체력적인 면은 자신 있습니다. 또 늘 하던 일이다 보니 쉬고 있으면 오히려 몸이 이상해요.”

늘 바쁜 그에게 처음 가족들과 친구들은 서운한 내색을 하기도 했지만, 그의 천직이라 생각하고 이해와 배려를 하기 시작했다.

“초밥을 쥐면서 가족과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그들이 이해해 주기 때문에 전 일에 매진할 수 있었고, 무척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원 대표의 얼굴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즐거운 그의 일터 ‘스시모토’는 초밥집이다. 아담한 크기의 매장은 바(bar)를 중심으로 한 일본풍 실내장식으로 아담한곳이다. 한두 명이 방문하면 바에 앉으면 좋고, 여러 명이 찾을 경우는 안쪽 공간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오붓하게 초밥을 즐길 수 있다.

자리에 앉으면 초밥과 함께 곁들이는 다양한 음식이 나온다. 스시모토에서는 풀푸레나뭇잎을 청으로 만들어 전채요리로 내어주는데, 조금 걸쭉한 액체로 새콤하고 달콤하다. 풀푸레나뭇잎은 위를 보호하고 식욕을 돋우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작고 귀엽게 만드는 여느 초밥집과는 달리 스시모토의 초밥은 생선살이 두툼하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스시모토의 초밥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핫이슈로 떠오르며 좋은 평을 듣고 있다. 특히 바에서 먹을 경우 손님이 먹는 타이밍에 맞춰 조금씩 초밥을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더욱 신선한 맛과 함께 정성을 느낄 수 있다.
광어, 우럭부터 연어와 와규(和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초밥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그 수준이 높다.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마치며 어떤 요리사가 되고 싶은지를 묻자, “기본에 충실하고 정직한 요리사가 되고 싶어요. 자만하지 않고 겸손함을 유지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배워가겠다”고 대답하는 원 대표의 눈빛이 큰 신뢰를 줬다.

요리를 시작한지 15년이 흘러서야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가게 문을 연 원상철 대표. 성급하지 않게 천천히 한 걸음씩 배우고 익혀온 스시모토의 초밥은 드디어 빛을 내고 있다.

위치 퇴계동 주공 1차 아파트 정문 사거리
문의 262-8339


서동일 기자 chunchonkc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