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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이기자의 냠냠

간편해도 한 끼를 가치 있게 유하(流河)

간편해도 한 끼를 가치 있게 유하(流河)

by 운영자 2020.06.16

# 춘천미식


간편해도 한 끼를 가치 있게유하(流河)
춘천 명동 브라운5번가에 위치한 유하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일본 가정식이다. 일본 가정식이 한국 가정식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고, 어떤 메뉴가 있을까 궁금해지는데 평소 담백하게 ‘초밥’을 좋아했던 사람도, 풍미 가득한 ‘대창구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폭넓게 모두 흡수할 수 있는 매력이 있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유하를 찾게 된 건, 부담스럽지 않고 간편한 저녁을 먹고 싶어서였다. 춘천을 찾은 여행객에게 대접하는 마지막 메뉴. 하루 종일 푸짐하게 먹어 위장은 한계가 있지만 맛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고르고 골라 정한 것이 일본 가정식이었다.
유하의 공간은 5~6개 남짓의 테이블이 있는 크지 않고 음식에 집중하기 좋은 곳이다. 베스트메뉴로 꼽히는 생연어덮밥과 신메뉴로 출시한 호르몬동을 주문했다.
생연어덮밥은 신선한 생연어를 아주 두껍게 썰어 올렸다. 여기에 고추냉이와 간이 된 밥을 적당히 올려 먹으면 내가 만든 초밥을 먹는 기분이 그대로 든다. 싱싱한 연어의 맛을 한가득 느낄 수 있어, 평소 연어를 좋아했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이다. 살짝 구운 연어 덮밥도 팔고 있는데, 불에 살짝 구워 기름기가 극대화되었다고 하니 또 다른 방식으로 연어를 먹고 싶다면 살짝 구운 연어덮밥도 새로운 선택이다.
호르몬동은 이름만 들어서는 재료가 무얼까 쉽게 짐작하기 힘들지만 바로 ‘대창덮밥’이다. 대창구이가 덮밥 재료로 어울릴까? 하는 의구심이 앞서는데, 매콤한 소스를 발라서 잘 구워냈다. 소 대창과 이곳의 소스, 덮밥은 매우 잘 어울려, 평소 간이 세게 먹는 걸 선호하거나 진한 맛을 좋아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생달걀 노른자를 톡 깨트려 얇게 썬 양파채와 섞이면 부드러우면서도 밥 한 그릇 뚝딱, 빈 그릇을 보이는 순간이 아쉬울 정도였다. 호르몬동은 최근 유행하는 메뉴이기도 해, 춘천에서 찾을 수 있어 반갑다.
상큼한 돌나물 샐러드와 절임 반찬, 미소장국도 덮밥 메뉴와 잘 어울리면서 깔끔하다.
이곳의 주방을 맡고 있는 셰프는 미슐랭가이드 일식집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엄선된 재료를 이용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단순한 밥 한그릇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요리한다는 당당함이 보였다. 또한 그러한 노력이 맛을 날카롭게 잘 살리고 있었다. 덮밥의 장점이 간편한 끼니이지만, 다채로운 재료를 선보여 대충 먹고 싶지 않은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특히 먹으려고 찾는 손님들의 다양한 취향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은 유하의 장점이다. 왕갈비 덮밥, 크림 우동 등 다음에 도전해보고 싶은 메뉴도 한가득이다.
흐를 류(流)에 강 하(河)를 쓰는 이곳의 음식이 사람들 마음속에 흐르는 강처럼 묵직하면서도, 청량감 있게 다가오리라 하는 생각이 든다. 여행객을 춘천역에 데려다 주는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위치 중앙로67번길 18
문의 010-4946-0663
운영 11:30 -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