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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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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사로잡다 FLEX 플렉스

시선을 사로잡다 FLEX 플렉스

by 운영자 2020.06.16

# 춘천의 모든카페

시선을 사로잡다
FLEX 플렉스
위치 | 서면 신매강변길 113
문의 | 010-9384-2533
운영시간 | 11:00~21:00
(둘째·넷째주 월요일 휴무)
힙합에서 쓰이는 ‘플렉스(Flex)’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유행어가 되어 쓰인다. 평소 사기 힘든 명품 등을 과시하듯이 구매하며, ‘○○을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하는 것. 통 큰 결정에 시원함을 느끼는 20~30대에게 훅 다가온 듯하다. 항상 재단한 듯이 일하고 저축하며 사는 규칙적인 인생, 플렉스 한 번에 훅 풀어놓고 싶은 마음을 이해할 법도 하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카페가 플렉스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 이곳 카페의 2층 분위기가 마음을 풀어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서면에 들어가니 한창 감자밭의 꽃이 피어있고, 자전거길이 조성된 강가가 아름답다. 평일 조용하고 한적한 카페 앞에는 자연경관을 흠뻑 즐기기에 딱이다. 넓은 감자밭에서 뿌려놓은 듯 흩어진 꽃들은 한 송이, 한 송이만 보면 그 멋을 쉽게 지나칠 수 있겠지만 다 같이 모여 있어 장관이 된다.
규모가 큰 하얀 건물에 들어서면 잠시 주변의 자연풍경을 잊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이미지가 쏟아진다. 또한 1층과 2층의 분위기가 확 다르다. 1층은 자연 속에 들어온 듯 푸릇푸릇하다. 벽을 타고 꾸며진 숲의 이미지가 1층의 테마라면, 2층은 미술관에 초대된 기분이 든다.
다양한 조각과 에곤쉴레의 그림이 전혀 다른 공간에 온 것처럼 공간의 이미지를 바꾼다. 1층과 2층 모두 레드와 골드 인테리어 조합으로 고급스러운 포토 뷰를 꾸며뒀다. 사진 찍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특히 20, 30대가 가장 좋아할 만한 취향으로 듬뿍 꾸몄다. 옆에 있었던 감자밭처럼 한꺼번에 모아놓으니 더욱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에서 보이는 강가는 덤으로 즐기고, 가장 강렬한 무더위 속 도심 한가운데 있는 기분으로 앉아있게 된다. 괜히 카페의 이름이 ‘플렉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케이크는 치즈와 쿠키앤크림을 택했다. 치즈의 적당히 부드러운 맛이 음료와 잘 어울렸으며, 쿠키앤크림 역시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음료는 신메뉴 추천을 받은 ‘빨간맛에이드’와 특히 잘 나간다는 ‘연유라떼’를 맛보았다. 커피 메뉴의 유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보이는 연유와의 조합은 달콤하면서도 부드럽다. ‘빨간맛에이드’ 안에는 스크류바와 딸기청, 탄산수의 만남이 새롭다. 한여름 시원하면서도 달콤하게 더위를 쫓아내기 좋다. 특히 2층의 핑크빛 네온 조명과 어울리는 멋이 있다. 질주하는 빔프로젝터 영상들이 공간의 분위기를 더해주고 현란한 시각적 효과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종류의 휴식을 취하게 된다.
한 해가 갈수록 새가슴이 되어 버리기에 ‘요즘 사람’처럼 엄두도 내기 힘든 값비싼 가방, 시계, 자동차 등의 사치품을 플렉스! 하며 외치는 삶이 쉽사리 되긴 힘들지만, 케이크와 음료를 앞에 가득 두고 카페 플렉스의 분위기를 즐기는 하루는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