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솔향기 맡으며 한껏 자연에 기대보는 - 소울 로스터리

솔향기 맡으며 한껏 자연에 기대보는 - 소울 로스터리

by 운영자 2020.05.25

# 춘천의 모든카페

솔향기 맡으며한껏 자연에 기대보는
소울로스터리
위치 동면 소양강로 510
문의 253-7876
운영 11:30 ~ 22:00

‘숲’은 잠깐 다녀오는 자체로도 일상에서 지쳤던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지만, 접근성 때문에 쉽게 가지 못한다. 하지만 소나무숲을 카페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소울로스터리’는 주차도 편리하고, 잘 가꿔진 자연을 즐기기에도 어려움이 없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운전을 하다가 평소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 확 하고 시선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소울로스터리’의 솔밭이 특히 그랬다. ‘춘천에 이렇게 멋진 소나무숲이 있었나?’하고 운전대를 다시 고쳐 잡게 했다. 이후에 마음먹고 찾은 이곳은 카페였다. 아니나 다를까, 수령이 100년도 넘는 소나무들이 멋들어지게 자리하고 있다. 늘 그곳에 있었을 소나무들이 갑자기 눈길을 사로잡게 된 것은 카페 ‘소울로스터리’에서 나무마다 손질하게 특별히 가꿨기 때문이다. 소나무 한 그루 가꾸는 데에 드는 비용이 사람이 미용실 가는 비용보다 더 든다는 카페의 설명이 재밌다. 옛날에는 소풍 장소로도 이용됐다는데, 이렇게 소나무가 빼곡히 있는 곳을 어떻게 전혀 몰랐을까 싶다. 잘 가꿔지니 그제야 눈에 들어오다니, 사람과 마찬가지로 숲도 힘껏 단장하면 남달라 보이나 보다.
‘소울로스터리’의 카페는 작으면서도 크다. 무슨 말인가 하면, 카페에 들어가면 내부는 네다섯 개 남짓한 테이블로 실내 공간은 좁은데, 야외석까지 따지면 숲의 곳곳이 카페로 확장된다. 특히 이런 봄날 솔밭에 편안하게 앉아 커피의 향 외에도 나무의 향을 맡으며 자연에 기대는 느낌을 받는다. 소풍을 한 번 가려고 하면 큰 마음을 먹고 결심하듯이 날을 잡고, 음식을 준비해 거창하게 움직이지만 카페를 가는 일은 비교적 거동이 가볍다. 자연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방법이다. ‘바’로 이뤄진 야외 공간에서는 맥주를 마실 수도 있다고 하니, 친구들과 이국적인 기분을 내보고도 싶어졌다. 앞으로는 새로 열리는 ‘메인동’ 외에도 야외의 작은 실내 공간들이 꾸며질 예정이라 찾아올 때마다 점점 바뀌는 카페를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소울로스터리를 찾은 날은 봄비가 대지를 흠뻑 적신 날이었다. 시킨 음료를 즐기는 것 말고도, 청량한 공기를 흠뻑 맡을 수 있었다. 소나무를 테마로 하는 만큼, 솔잎티 등 관련된 음료도 눈에 띄는데 ‘솔방울’이라는 이름을 지닌 아인슈페너를 주문했다. 크림 위에 시나몬 가루로 소울로스터리의 마크를 만들어 솔솔 뿌려냈다. 씁쓸한 커피위에 얹는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 계피의 향이 제법 비 오는 날과 잘 어울렸다. 바로 보이는 소나무의 웅장한 모습을 볼 때와 달리 빗물에 비친 소나무의 그림이 차 한 잔의 여운을 길게 남도록 한다.
한적한 낮의 카페 안에는 다른 손님이 없어 빗방울이 내는 물소리, 카페 내부에서 울려 퍼지는 날씨와 잘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음미할 수 있는 커피 한 잔이 있었다. 우연한 날씨와 잘 가꿔진 공간의 힘이 마음 깊이 파동을 일으킨다.
맑은 날은 햇볕을 받으며,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안개가 끼면 또 그 멋에 취해 볼 수 있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자신의 마음(soul)을 다독이고플 때 훌쩍 떠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