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푸짐한 한 상에 마음이 낚여버렸다-그물에걸린바다풍경

푸짐한 한 상에 마음이 낚여버렸다-그물에걸린바다풍경

by 운영자 2020.04.06

# 춘천미식

푸짐한 한 상에 마음이 낚여버렸다
그물에걸린바다풍경

위치 후석로 262-1 | 문의 255-2012
‘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나만의 단골횟집을 두고 있겠지만, 자주 먹지 않다 보니 항상 새로운 곳을 찾아 헤매는 ‘횟집 유목민’이다. 마트에서 사다가 회를 몇 점 먹거나 주로 초밥을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다가, 가족과 함께 먹는 외식 메뉴로 오랜만에 횟집을 택했다. 가깝고 가격대가 좋으면서 음식이 잘 나오는 곳으로 추려보니 ‘그물에걸린바다풍경’이 나왔다. 처음 업체명을 들었을 때 참 시적으로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그물에걸린바다풍경은 넓은 홀에서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 흥겹게 먹는 횟집이다. 광어와 우럭, 매운탕이 나오는 특 세트를 시키고 앉아서 기다리다 보니 하나둘 음식이 나와 상을 채워간다. 뜨끈한 오뎅탕으로 간단히 속을 덥히고, 지글지글 매콤달콤한 돌솥 알밥, 콘치즈는 그저 반갑다. 다슬기, 마끼도 쏙 뽑아 먹는다.
등장하자마자 눈길을 바로 끄는 것은 버섯 철판구이. 불이 켜져서 나오는 버섯은 약간의 버터가 깔려있어 구워 먹으면 쫄깃하고 고소하다. ‘집에서도 이렇게 구워 먹으면좋겠다’ 생각해보지만, 늘 돌아가면 잊어버린다. 잘 구운 꽁치에 이어 매콤한 볶음 우동까지, 회를 먹기도 전인데 좋아하는 음식이 한가득 채워졌다. 특히 금방 볶아낸 우동은 더 먹고 싶어 “한 그릇 더”를 외친다.
또 놓칠 수 없는 맛은 생선탕수이다. 생선튀김에 달짝지근한 간장양념이 올라오는데 채 썬 양파절임과 잘 어울린다. 생선을 회, 구이, 튀김으로까지 즐기니 집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다양함이다.
마지막으로 회가 나오자 다들 젓가락질이 빨라진다. 탱글한 회 한 점을, 간장에 찍어서도 그냥 먹어보고 다진 마늘, 참기름, 쌈장 양념을 잘 섞어 쌈으로도 먹는다. 그릇 가득 올려져 있던 우럭과 광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부담 없는 가격에 회도 추가해 아쉬움을 달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역시 매운탕이다. 특이하게 직접 수제비 반죽을 뜯어서 넣으라고 비닐장갑과 수제비 반죽을 함께 주는데 매운탕이 끓는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지 않아 좋다. 북적거리고 가게 내부의 소리가 다소 시끄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곳만의 얼큰한 풍경이기도 하다. 그물에 걸린 바다 풍경을 상 위에 제대로 펼쳐 놓은 만큼, 처음 방문한 손님의 마음도 쏙 낚아버렸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