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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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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경쟁으로 내몰리는 슬픈 우리들

끝 모를 경쟁으로 내몰리는 슬픈 우리들

by 운영자 2018.12.06

얼마 전 사회적 이슈가 된 모여고 교사 자녀의 시험문제 사전유출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아직 당사자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관계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라 언급하기에 민감한 부분도 있지만 수능시험을 앞두고 터진 사건이라 더욱 도마 위에 오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만약 이 사건의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면 공정한 경쟁의 과정을 무시하고 자신의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서 편법을 자행한 책임은 당연히 당사자에게 물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건 당사자에 대한 비난에 앞서 이 사건을 사회적 관점에서 몇 가지 지적하고 싶다.
첫째는 이 사회가 과연 결과보다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가르쳐준 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이다.
둘째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부모세대들의 입시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보다 내 자식의 불이익에 대해서만 얼마나 민감해져 있는지에 대한 반성이다.
셋째는 사건의 결과에 대한 원인의 분석보다 경쟁적인 보도에 혈안이 되어있는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너무나 무덤덤해져 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반성이다.
우리나라의 입시제도가 만들어낸 기형적인 경쟁 구도와 이 경쟁 구도에 길든 어른들의 지나친 참견, 그리고 어긋난 부정(父情)에 더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드는 언론의 행태에 대해 솔직히 실망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당사자인 두 여학생이 어느 정도 사리 분별이 가능한 나이라 할지라도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을 제공한 주체는 가장 가까운 부모이며 그 사실을 밝혀낸 대상 역시 입시경쟁 구도에 가장 민감한 학부모들이기에 같은 부모세대로서 왠지 모를 씁쓸한 마음이 든다. 언론은 무슨 극찬거리인양 이 사건을 ‘강남 학부모들이 마침내 밝혀낸 진실’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까지 경쟁 구도로 내몰고 있을까?
이번 사건을 단순히 성적향상에 혈안이 된 두 여학생의 그릇된 욕심이나 지위를 이용한 어긋난 부정(父情)의 관점에서만 바라보기보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경쟁구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메말라가고 지쳐가고 있는지에 대해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 사건을 통하여 분별없는 결과 우선주의에 매몰되기보다 정직한 과정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