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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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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 없는 입시에 대해 생각한다

철학적 사유 없는 입시에 대해 생각한다

by 운영자 2018.11.22

지난주 수능시험이 끝났다. 1994년 시행된 이후 벌써 10여 차례의 변천사를 거친 수능시험이다.
우리의 입시제도를 고민하다 보면 논술 및 철학을 필수로 하는 프랑스의 입시제도인 바칼로레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단 한 차례의 시험으로 입학 가부를 결정짓는 우리의 입시제도와 달리 중등교육 결산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시험은 프랑스에서 만인을 대상으로 한 대학입학자격의 기준을 가늠하는 시험이기에 문제가 발표되는 시점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1808년 나폴레옹 시대부터 시작되어 대략 200여 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험이라 하니 불과 20여년 넘는 시간 동안 10여 차례의 변천사를 거치면서도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우리의 입시제도와 비교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다양한 진로선택 중 하나인 프랑스의 대학진학에 대한 인식과 우리의 입시에 대한 인식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법의 변천사는 있었겠지만 방향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바칼로레아 시험제도에 대해서는 우리의 교육정책과 비교해 볼 때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역시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는 이유를 철학적 사유의 부재로 접근하고 싶다. 왜 모두 입시를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없기에 졸업은 곧 입시라는 이상한 논리 속에서 등 떠밀리듯 입시를 치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더욱 비극적인 현실은 어느 교육에서도 입시를 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당위성을 교육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대체 바칼로레아는 어떤 내용이기에 프랑스 전 국민이 공감하는지 바칼로레아 논술 문제의 예를 제시하며 우리의 입시제도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1.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2.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3. 정의를 위해 폭력은 정당화되는가?

아마 정답을 요구하는 사회에 길들어 있는 우리에게 이런 형식의 문제들을 반영한다고 가정한다면 엄청난 잡음이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도 철학적 사유 없는 교육과 등 떠밀리듯 치루는 입시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는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