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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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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준비하는 교육

통일을 준비하는 교육

by 운영자 2018.09.27



"Because for South Koreans, people in North Korea are not just anybodies!"
(왜냐하면 한국인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저 아무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2014년 12월 유엔 안보리의 회의장에서 오준 대사 (前 UN 대사)가 자유발언에서 한 말이 한동안 SNS와 YouTube상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명료하면서도 단호한 이 발언은 당시 UN 각국대표들을 숙연하게 만들었고 젊은 세대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최근 남북정상들의 감동적인 만남을 지켜보면서 오준 대사의 명연설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내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준 대사의 연설대로 북한 주민들은 나에게 아무나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아무나보다 더 낮선 존재였을까?
사실 내가 교육받아온 북한은 동족의 개념보다 남한의 주적이라는 이미지가 훨씬 강하게 남아있다. ‘반공소년 글짓기 대회’, ‘반공소년 그리기 대회’, ‘반공소년 웅변 대회’ 등 온통 ‘반공’이라는 명제 속에 우리 세대는 얼마나 북한을 적대시해왔던가. 아마 현재 중·고등학생을 둔 부모 세대 대부분은 ‘똘이장군’이라는 만화를 통해 늑대의 얼굴을 한 북한군의 이미지를 기억할 것이다. 오늘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만화였지만 당시로서는 우리를 반공이라는 이념으로 무장시키기에 그보다 더 완벽한 만화가 또 있었을까?
우리는 북한에 대해 그렇게 교육받아왔다. 그리고 정권의 대북정책에 따라 항상 불안한 줄타기를 해왔다. 그런 안타까운 시간들 속에서 북한은 우리에게 일본보다 더 먼 나라가 되어버렸다. 지금 바로 통일을 이야기하기엔 이르겠지만 적어도 우리의 최종 목표는 하나 된 한반도를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교육정책과 내용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북한에도 우리와 같은 학생들이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대북정책의 변화에 발맞춰 북한에 대한 교육도 원래 주적이 아닌 애초부터 한민족이었던 나라, 장막 속의 국가가 아닌 언제든 교류가 가능한 나라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이다. 진정으로 남북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미래를 꿈꾼다면 적어도 오늘의 학생들에게 우리가 배워온 내용보다는 좀 더 진지하고 솔직하게 북한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남과 북의 국민들은 서로에게 그저 아무나가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