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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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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대학생의 역할을 생각한다

대학과 대학생의 역할을 생각한다

by 운영자 2018.08.29


얼마 전 업무차 지역의 한 대학교를 방문한 일이 있었다. 과 사무실 입구 게시판을 무심코 지나치다가 2014년부터 최근까지의 취업자 명단을 아주 상세히 기재해 놓았기에 유심히 읽어보던 중 잠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명단 속 수많은 취업자의 약 90% 정도가 공무원 합격이라고 게시된 내용을 보면서 내가 학과 사무실을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려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그 학생들의 노력에 대해 당연히 축하할 일이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무원이 과연 이 학과의 전공을 반드시 요구하는 직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각 대학의 전공학과를 통하여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 사회에 그 전공자를 배출하는 것이 대학의 목표이고 자부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모든 졸업생들이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해야 할 의무는 없다. 당연히 본인의 선택에 의해 공무원이 되는 것이지만 전공과 무관한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요인들에 대해 우리는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졸업 후 최종 목표가 공무원 임용이라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굳이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보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또한 각 학과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한 일종의 철학과 직업의식을 과연 얼마나 가르칠까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공무원은 의미 그대로 공공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타 직업에 비해 높은 도덕성과 직업의식이 요구되는 전문적인 직업이라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 학과 취업자 현황만을 표면적으로 해석한다면 이 학과는 공무원에 대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과목이 대부분을 차지해야 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 될 것이다. 일반적 인식의 대학이라는 공간은 해당 학문을 깊이 탐구하는 공간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겠으나 대학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을 단순 취업률에만 둔다면 더는 우리나라 대학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는 세계 각 명문대학의 학문적 성과와 순위를 비교한 통계에서 국내대학의 순위를 분석한 여러 자료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학문의 깊이는 없고 단순 취업만이 중점인 대학에서 더 이상 대학의 가치를 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 대학과 대학생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