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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이기자의 냠냠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 자리 '함흥냉면옥'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그 자리 '함흥냉면옥'

by 운영자 2018.06.08

춘천시청이 새롭게 세워지고, 인근의 풍경도 확 바뀌어버렸다. 좁았던 길은 넓어지고 주변의 환해진 모습에 ‘이곳이 정말 그곳인가?’싶을 정도다. 바뀐 것은 건물과 길인데, 아예 다른 시대로 돌입한 듯하다. 춘천 토박이로서 어색하면서도 신기하고, 놀랍기도 하다.

새롭게 생긴 신청사를 둘러보며,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었으면 하는 것들은 늘 주변에서 오랫동안 역사를 함께 해온 음식점들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명동 상가의 업종은 자주 바뀌지만, 그래도 꾸준한 선택을 받은 음식점들은 있는 법이다. 늘 그 자리를 지키는 함흥냉면옥도 그렇다.
실내는 예전과 같은데, 외관이 너무 깔끔해져서 오랜만에 찾으니 ‘설마 없어진 건가?’하고 잠시 긴장했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찾고는 반가운 마음에 들어갔다. 건물의 외벽이 달라졌을 뿐, 내부는 그대로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많고, 식사시간이 아닐 때도 국수 한 그릇하기 위해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임없었다. 평양냉면의 인기로 매우 뜨겁다지만, 굳이 여러 번 먹어보지 않고서도 어린 나이에도 맛있다고 느꼈던 첫 냉면, 이곳의 함흥냉면이다. 매콤한 비빔냉면의 참맛을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
보통 평양냉면의 맛이 고기 육수의 느긋한 맛이라면, 함흥냉면의 비빔냉면 맛은 강렬하다. 여름 실컷 땀 흘리고 나서 입맛이 없어졌다면, 가출한 입맛을 냉큼 집으로 돌려보낸다. 고명의 쫄깃한 식감과 면을 즐기면 한 그릇이 금세 사라진다. 60여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변함없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 확실한 맛이 아닐까 싶다. 강산이 여섯 번도 바뀌었을 시간동안, 음식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며 계속 손님을 반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테다. 주전자 하나를 만져 봐도 알 수 있었다.
주변 풍경이 아무리 휙휙 바뀌더라도 이따금 생각나서 먹고 싶었던 음식을 다시 만나러 갔을 때, 그 맛 그대로라면 안심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 뭐든 변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변치 않는 것에서, 한 끼의 식사에서 포근함을 느낀다.

| 문의 254-4994 | 위치 시청길 16-1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