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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시골쥐의 서울음식

해물이 내는 여름의 시원함 진주냉면 하연옥

해물이 내는 여름의 시원함 진주냉면 하연옥

by 운영자 2018.05.18

시골쥐의 진주음식

하연옥
한창 평양냉면이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을 때, 새로운 냉면의 존재를 알았으니 바로 ‘진주냉면’이다. 북한에서 출간한 ‘조선의 민속전통’ 책에 ‘랭면 가운데서 제일로 일러주는 것이 평양랭면과 진주냉면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평양냉면은 직접 가서 현지음식으로 먹기 어려워도, 진주냉면은 직접 먹을 수 있지 않은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한달음에 달려간 진주냉면집은 인파로 문전성시였다. 가게는 70년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하니, 노하우의 깊이가 짐작할 만 하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고 평가하는 걸 들으니, 기대감이 커졌다.
냉면육수는 해물로 내고, 2박 3일 동안 제조해서 15일간 저온 숙성한다고 했다. 해물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호불호가 극명하다고 하니, 궁금해졌다. 바로 나온 냉면의 국물부터 후루룩 마셔보니 ‘음, 이게 무슨 맛이지?’ 싶었다. 흔히 먹는 물냉면에 익숙해졌기에 육수는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주변을 둘러보니 물냉면을 정말 만족스럽게 먹는 손님들이 보인다. 평양냉면 육수가 조용한 맛이라면, 진주냉면의 육수는 꽹과리를 치는 맛이라고 할까.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재료 역시 화려하다. 소고기에 계란을 입혀 기름에 부친 육전 고명은 면과 신선한 조합을 이뤘다. 기름진 육전과 시원한 면도 잘어울리고, 계란지단과 면도 잘 어울렸다. 무김치나 오이 등 다채로운 고명이 그때그때 먹을 때마다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한그릇 안의 풍요로움이 있다. 양반가의 특식, 기방의 야식으로 유명했다고 하니 넉넉한 재료들이 이해간다.
추가로 주문한 것은 ‘진주비빔밥’이었다. 전주비빔밥이 아니라 진주비빔밥이라는 점에서 무엇이 특별할까 싶은데도 ‘해주비빔밥’,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을 3대 비빔밥으로 꼽는다고 했다. 소사골 육수에 밥을 짓고, 해초, 육회로 맛을 낸다고 했다. 날이 더워 육회는 익힌 소고기로 대체됐지만, 촉촉하게 젖은 밥을 비벼내니 먹음직스러웠다.
여름이 고개를 들고 살금살금 다가오는 때 뜨거운 햇볕도 무장해제하는 시원한 육수, 냉면은 놓칠 수 없는 여름의 준비물이다. 올해 여름을 준비하는 냉면, 그 중 다른 맛을 새롭게 알게 돼 반갑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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