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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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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더 힘내야 해요 민물장어구이

내일 더 힘내야 해요 민물장어구이

by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2018.04.06

영산강민물장어
어쩌다 가끔 접할 수 있는 음식,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에게는 민물장어이다. 민물장어의 가격대가 워낙 높기도 하지만, 자주 선호하지도 않을뿐더러 젊은 사람에게는 약간의 사치(?)가 아닐까 스스로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굽거나 익힌 생선을 좋아하지 않아 생선구이는 직접 찾아먹지 않기 때
문에, 당연히 민물장어도 평소의 끼니 선택에서 한참은 멀어졌다.
그런데 ‘장어를 잔뜩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최근에 자주 접한 초밥 때문이었다. 물론 민물장어와 초밥 위의 재료 장어는 꽤 많은 거리가 있지만, 숯불에 노릇노릇 구운 기름진 장어의 맛이 갑자기 당기게 된 것이다.

가게를 오랜만에 찾았더니 좌식에서 입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함께 나온 반찬으로 장어 뼈 튀김이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해 계속 손이 간다. 소금의 짠맛과 바삭바삭하고 적당히 딱딱한 식감이 식전부터 입맛을 다시게 했다.
소금과 양념 민물장어를 주문하니, 이미 다 구워 나온 장어를 숯불 위에 올려준다. 타지 않도록 가장자리에 위치한 장어를 다양한 쌈 채소와 함께 하거나 생강, 김과 함께 먹는다. 김을 불 위에 살짝 올려 구워 먹으면 맛이 좋다는 직원의 조언에 따라, 타지 않게 구워 본다. 살짝 불맛을 들인 김은 바삭하니 더욱 장어랑 잘 어울린다. 양념은 크게 장어의 맛을 좌우하지 않는다. 세지 않도록 양념을 하는 이유는 원재료의 참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장어 자체가 부드럽고 기름지기 때문에 살짝 올린 생강이 진한 향을 내며 느끼함을 잡는다. 기계도 기름칠을 해야 잘 돌아가듯, 어쩐지 내일을 위한 기름칠을 자체적으로 해주는 기분이 든다. 물론 기분뿐 아니라 장어는 영양소를 따져도 손꼽히는 보양식이다. 자주 먹는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른 식재료와 비교해 비타민A, B가 월등하게 높기도 하고, 빈혈 예방에 좋은 철, 칼슘 등이 푸짐하다. 즐겁게 잘 먹었으니 자체 윤활유를 먹인 만큼, 내일 더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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