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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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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부모교육, 다문화 아이교육으로 연결된다

다문화 부모교육, 다문화 아이교육으로 연결된다

by 교차로 2018.04.05

EBS 스페셜프로젝트 3부작 ‘다문화 아빠학교’ 방송을 보며 촬영을 할 당시가 떠올랐다. 다큐는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와 외국인 아내를 둔 4명의 남편(아빠)이 ‘다문화 아빠학교’에 입학하며 겪는 일화를 다뤘다.

이들의 아내는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러시아, 파라과이 등에서 온 외국인으로 여전히 한국에서의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방송에 출연한 아빠들은 많은 한국 가장과 마찬가지로 육아를 엄마에게 맡기고 한 발 뒤로 물러서 있거나 어떻게 해야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필자는 이러한 아빠 4명과 초등학교 교실에서 1교시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아빠들은 “자녀의 친한 친구 이름을 적어보세요”, “자녀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자녀에게 엄마의 고향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준 적이 있나요?” 등이 적힌 시험지를 건네받고 난감해했고, 시험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본인들이 가정에서 평소 지내는 모습의 동영상을 보며,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하루뿐인 수업이었지만, 놀랍게도 아빠들은 가족의 아픔을 직시하고, 훌륭한 아빠가 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번 촬영을 계기로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이 얼마나 절실하게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도움을 주었을 때 그만큼 효과가 크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질 부분은 어떤 것일까.

그동안 한글이나 문화 등 외국인 아내들을 위한 ‘엄마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과 아울러, 이제는 ‘아빠교육’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남편이 아내에게 한국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은연 중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고, 부부대화, 아빠육아의 영향 등에 관한 ‘부모교육’을 해야 한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부모교육은 용어 그대로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초점을 맞춘 부모교육이어야 한다.

그래야 EBS ‘다문화 아빠학교’의 인터뷰에서처럼 “남편이 너무 표현을 안 하고, 가정에 무관심하며, 모든 가정일을 나한테 떠민다”는 하소연이 줄 것이다. 또한, 아내는 아이들 앞에서 진정으로 남편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남편도 아내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다문화 가정의 아빠들은 마음은 있어도 몰라서 못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으므로 자녀와 아내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교육을 통해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정이야말로 사회의 기초단위라는 점을 명심하고,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라기전에 다문화 가정의 부모에 대한 극진한 관심과 지원이 정착되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