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음식나무

음식나무 : 이기자의 냠냠

부드럽고 쫄깃한 곱창의 진면목, 황소돌곱창구이

부드럽고 쫄깃한 곱창의 진면목, 황소돌곱창구이

by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2018.03.23

# 춘천미식
소 곱창과의 인연은 사촌언니의 소개로 시작됐다. 평소 즐겨가는 곳이라고 함께 온 곳이 바로 ‘황소돌곱창구이’였다. 그때 먹고 놀랐던 고소함은 ‘곱창이란 정말 맛있는 것’이라고 깊게 인식하도록 했다. 쫄깃하지만, 그 안의 곱은 한없이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먹을수록 행복해지는 ‘곱창’의 세계는 기자에게 그렇게 열렸다.

이후 볶음 곱창, 대창, 막창 등 다양한 부위를 즐겨 먹어도 내 마음 속 곱창의 고향에 돌아오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소 곱창구이만큼은 다른 특별 메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가격도 한몫하지만, 무엇보다 먹었을 때의 식감이 가장 인상적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부드러운 곱은 굽는 방식에도 영향을 받는다. 신선도가 중요한 이유도 취급에 따라 곱의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어떻게 구워야 하나 망설일 필요가 없어 마음이 편하다. 다 구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손님의 준비물은 그저 인내심이다. 하지만 입맛 다시며 무작정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싱싱한 간과 천엽을 기름장에 찍어 먹으며 또 다른 고소함을 느낀다. 다 익혀 나온 곱창은 먹을수록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 함께 나오는 염통도 쫄깃하다.
이곳은 곱창의 진면목을 알 수 있도록 주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각도의 조연이 노력한다는 점을 살필 수 있다. 곱창과 먹으면 잘 어울리는 배추, 입안을 깔끔하게 만드는 차가운 콩나물국, 매콤한 고추장아찌가 그렇다. 또한 매콤하게 양념되어 나오는 부추를 놓칠 수 없다. 한가득 그릇에 쌓여 나온 부추는 곱창의 단짝이 되어준다. 함께 굽는 양파, 감자와도 찰떡궁합을 이루니 곱창만큼이나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직원도 옆에서 곱창구이의 맛을 세심하게 지켜낸다.
부추를 이용해 깔끔하게 닦아낸 판 위에서 볶는 김치볶음밥도 놓칠 수 없다. 판 위에 적당히 달라붙은 밥알을 긁는다. 푸짐하게 곱창을 먹고 다음엔 누구에게 이 맛을 소개할까 생각해본다. 빨리 오지 않으면 테이블이 바로차버려,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작은 공간은 푸근하면서도 따뜻하다. 바닥의 물리적인 온기 외에도 곱창에 대한 애정, 술 한잔의 열기가 깃들어 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위치 우석로67번길 17
문의 262-1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