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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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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맛 머금은 쫄깃함 큰길낙지볶음

불맛 머금은 쫄깃함 큰길낙지볶음

by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 2018.03.09

춘천미식

불맛 머금은 쫄깃함
큰길낙지볶음

문의 255-9294 | 위치 후평1동 717-17

매콤한 낙지볶음에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얹어 팍팍 비벼 먹으면, 이보다 화끈한 한 끼가 없다. 오동통한 낙지가 생각나는 날, 어디 괜찮은 곳 없을까 인터넷으로 검색을 거듭했다. 엄마들의 많은 추천으로 눈에 띠는 곳이 근처에 있어 한달음에 달려갔다.
창문 너머로 저녁식사를 하는 손님이 북적거리며 앉아있는 모습에 쾌재를 불렀다. 입구에서부터 맛의 보장이 되는 기분이었달까.
우선 낙지볶음 2인분과 우동사리를 주문했다. 우동사리는 낙지를 어느 정도 먹은 이후에 함께 비벼 먹으면 놓치기 아까운 맛을 낸다고 했다. 주방에서 번쩍번쩍 불이 나더니, 금세 조리가 되어 나온다. 한 접시 위 가득한 낙지의 빨간 빛깔과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함께 나오는 청국장도 구수하다. 맛이 너무 진하지도 않아, 입 안의 매운맛을 덜고, 낙지의 맛과 훌륭한 궁합을 이룬다.
보통맛으로 주문한 낙지는 매콤한 정도다. 괴롭히지 않고 즐겁게 맵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게 느껴져 좋은 고춧가루의 사용을 짐작하게 한다. 적당하게 매운 맛으로 바로 밥과 콩나물을 생각나게 했다. 하지만 밥보다 먼저 찾아야 할 것은 소면이다. 사리 추가에 소면과 우동을 선택할 수 있지만, 기본으로 약간의 소면이 낙지 가운데 숨어있다. 매운 양념과 잘 비벼서 낙지를 올린 국수 한 입. 미끄러지는 국수의 식감과 낙지의 쫄깃함이 멋진 조합을 이룬다.
후루룩 사라져 버릴 정도로 국수가 아쉬운 순간, 추가했던 우동 면이 자리를 채운다. 소면과는 다른 맛을 내는데, 만약 소스를 많이 머금은 면을 선호한다면 소면을, 다른 별미를 찾는다면 우동을 추가하면 된다. 물만두도 있다. 그냥 먹기도 하고, 섞어서 먹기도 하는 만두는 맵기 조절에 좋다. 낙지볶음에 들어간 오이와 양파는 콩나물과 함께 잘 어우러진다. 매콤달콤하면서도 불맛이 살아있는 양념은 낙지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재료들을 모두 어우러지게 묶어주는 것,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양념과 주방에서 번쩍거리던 불의 위력이다. 다시 생각나는 맛에 다음을 또 기약하게 된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