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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시골쥐의 서울음식

치맥의 맛은 배달보다 매장?

치맥의 맛은 배달보다 매장?

by 운영자 2018.01.31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이미 환상적이다. 그 자체로 세계인이 한류라고 느낄 만큼, 대한민국 대표 조합이 된 지 오래다. 맥주에 튀김 요리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중 닭튀김이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다. 배달음식으로 집에서 편히 텔레비전을 보며 먹는 치킨도 맛있지만, 그보다 맛있는 치킨이 방금 튀긴 치킨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성인 이후부터였다.
매장에서 나온 생맥주와 치킨의 조합은 좀 더 놀라웠다. 바삭한 튀김옷이 배달 과정에서 조금은 눅눅해진다는 점도 알아챌 수 있었다.

맥주를 파는 곳에서 치킨을 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평소 즐겨먹는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에서 바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그럴 기회가 왔다. 인테리어를 신경 써 분위기가 돋보이는 매장이 간장치킨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운영한다는 점을 알게 된 것. 비싸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그럴 일이 없겠다는 생각에 성큼 들어갔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은 어느 지역에 있는 곳을 가도 가격 예상이 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넓은 매장에는 회사원들로 보이는 단체 손님이 많았다.
평소 추천을 받아서 먹고 싶었던 허니콤보와 맥주를 주문했다. 콤보의 두 가지가 다리와 날개만 뜻한다는 것은 음식을 받고서야 알아챘다. 달콤한 꿀과 바삭한 껍질이 잘 맞아, 평소 달달한 음식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선호할만 했다. 매장에서 오래 기다리느라 지루함은 잠시, 갓 튀겨 뜨끈뜨끈한 치킨은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했다.
생맥주를 다루는 매장답게 인테리어에서도 맥주가 흐르는 관이 보였다. 보통의 맥주는 물론, 다양한 맥주를 내세우고 있었고, 그 중 ‘강서맥주’를 택했다. 이름이 재밌어 주문했는데 정말 이름 그대로 ‘강서구’에서 만드는 맥주였다. 컵에서 보이는 그림은 이 지역 랜드마크인 김포공항 관제탑의 밤하늘을 표현했으며, 청와대에서 기업 만찬주로도 쓰였다고. 과일 향이 나는 맛으로 수제 맥주라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매장에서 먹는 치킨이 좋은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치킨 부스러기, 기름기와 싸우며 열심히 치울 필요가 없다는 것. 신나게 먹고 일어섰다. 다음 치맥은 따뜻해진 봄, 강변에서는 어떨까 생각해보면서.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