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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시골쥐의 서울음식

무슨 빵을 먹을까 고민 고민 하지마

무슨 빵을 먹을까 고민 고민 하지마

by 운영자 2017.11.10

시골쥐의 군산음식
도시마다 오래된 유명 빵집이 있다. 춘천도 맘모스빵으로 유명한 빵집이 있다. 이번에 간 곳은 전국 3대 빵집으로 일컫는 집 중 하나다. 3대 빵집은 3대 짬뽕처럼 의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주로 대전, 안동, 그리고 군산을 꼽는다. 여행의 마지막이 다가오자 아쉬움이 한가득하다. 전라도의 맛 기행은 군산에서 멈췄다. 1945년부터 운영해온 빵집을 찾았다.
아무리 이곳의 빵집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줄을 서야하나 싶을 정도로 가게 외부는 사람들로 빙 둘려 있었다. 본관 외에도 바로 옆에 신관 건물 옆까지 줄이 이어졌다. 알고 보니 이 줄은 단팥빵과 야채빵만을 위한 줄. 다른 종류의 빵은 바로 입장해 고를 수 있었다. 시간이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하며 신관의 빵을 골랐다. 신관과 본관의 빵 종류가 다르다는 점도 이곳을 다시 찾고 싶게 한다. 다른 빵을 고르는 데도 사람들이 워낙 많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집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전혀 의외의 위치에서 빼놓은 것 같은 빵을 집었는데 바로 이곳의 팥 맛을 볼 수 있는 생크림앙금빵이었다.
마콘빵, 패스츄리 붕어빵, 쌀바닐라슈크림, 아이스찐빵을 계산하고 2층에 있는 카페로 올라갔다. 넓은 카페는 빵과 커피를 여유롭게 맛보기에 좋았다. 어떤 빵을 골라야 하나 꽤 많은 고민을 했던 것도 우스울 정도로, 모든 빵은 훌륭했다. 워낙 회전율이 높아서일까. 모든 빵에서 갓 구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고, 바닐라 빈이 톡톡 들어간 슈크림 빵은 달콤하게, 패스츄리 붕어빵은 바삭하게 입안을 채웠다. 굳이 단팥빵, 야채빵을 고집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웠다.
빵빵해진 배로 만족스럽게 길을 나서자 우체국 앞에서 자리를 편 길거리 공연이 한창이었다. 전통을 이어가는 풍물놀이부터 화려한 상모돌리기에 발길을 잡는다. 잠시 보려고 다가간 순간 예술인은 작은 그릇을 돌리던 막대기 중 하나를 기자에게 건넸다. 버나 놀이이다. 엉거주춤 받으니 작은 그릇을 내게 던진다. 접시는 둔탁하게 막대기 위에 올라와 뱅글뱅글 돌다 다시 예술인에게 돌아갔다. 관객과 호응하는 공연에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해금과 난타 공연도 흥겨웠다. 역사를 가진 빵을 한가득 먹고 전통을 잇는 공연을 편하게 즐기는 시간, 참 달달했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