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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나무

음식나무 : 시골쥐의 서울음식

역사가 고스란히 쌓인 진한 칼국수, 명동 교자

역사가 고스란히 쌓인 진한 칼국수, 명동 교자

by 운영자 2017.01.06

서울 명동. 이곳에선 유난히 긴 줄을 서서 먹는 곳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그 줄들은 잘 살펴보면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다수지만, 한국인들로 채워진 줄도 보인다. 칼국수의 신세계를 만날 수 있는 ‘명동 교자’가 그렇다. 이곳은 1955년부터 손님을 맞이했다.

이름은 ‘교자’인데 다들 칼국수를 먹고 있는 광경은 이색적이다. 1인 1메뉴이기 때문에 둘이 가면 칼국수 하나에 만두 하나를 시켜 나눠먹으면 된다. 면이 부족하면? 무료로 무한정 면 리필, 밥 리필이 가능하니까 안심이 된다.
윤기가 자르르한 칼국수는 국물 역시 기름지다. 만두의 육즙을 칼국수 국물로 마시는 기분이다. 칼국수 안에 얇게 숨겨진 만두를 찾아먹는 재미도 좋다.

이곳은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찾는다. 앉아서 메뉴를 정하고 계산하면 바로 후식 껌과 함께 음식이 재빨리 나온다. 여유를 즐기며 먹기엔 다소 부족한 식사 환경이지만 그만큼의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듯 식당을 찾은 사람들은 미어진다.
부른 배를 잡고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명동성당에 가본다. 일요일이어서일까, 관광객과 미사를 드리려는 사람들이 섞여 인산인해를 이룬다. 한국 최초의 성당으로 한국 현대사와 함께 해온 건축물이기도 하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교회’로 사적 제258호이다. 우리 문화유산을 느끼러 방문하기에 좋은 곳이다. 성탄을 맞이한 성당은 화려하고 따뜻하다. 고딕 건축 양식의 규범을 그대로 따라 건축사적 가치 역시 높은 건물이다.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파이프 오르간을 한눈에 담아본다. 역사를 빚은 만두와 역사적 장소, 음식과 장소가 잘 어울리는 주말의 휴식이다.

이계림 기자 cckcr7@hanmail.net